화학물류는 심각한 컨테이너 수급타이트 사태로 정체가 우려되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연휴를 앞두고 미국, 중국에서 컨테이너 수요가 급증한 반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컨테이너 건조량이 급감했고 인력 부족으로 정박 후 돌아가지 못한 컨테이너도 상당수여서 수급이 타이트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화학물류는 드라이 컨테이너 뿐만 아니라 액체화학제품을 운반하는 ISO 컨테이너도 부족한 상황이며, 2021년 2월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난 후에야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컨테이너 부족 사태는 각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한 2020년 8월부터 시작됐다.
우선, 중국의 컨테이너 생산량 급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봄부터 봉쇄령을 내렸고 1개월 정도 조업이 중단돼 상반기 컨테이너 생산량이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급감했다.
현재는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2-3개월 걸리던 리드타임이 소재 부족으로 3-5개월로 연장되는 등 타이트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컨테이너공업협회(CCIA)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에서 중국의 제조‧판매 점유율은 95% 이상에 달하고 있어 생산량 감소에 따른 파장이 상당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봄철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류 수요가 격감하자 노후 드라이 컨테이너를 처분하는 선주와 리스기업이 많았다는 점도 수급타이트에 박차를 가했다.
화학제품은 드라이 컨테이너 부족으로 드럼이나 플렉서블(Flexible) 컨테이너 백으로 운반이 가능한 품목의 출하 및 판매가 지연됐다.
여름 이후 컨테이너 부족으로 납기를 조정하는 작업이 진행됐고 심한 경우는 5번이나 연기한 곳도 있었다.
ISO 탱크 부족 사태는 액체 형태 고기능 화학제품과 유지화학제품 판매‧출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싱가폴 소재 무역상사는 10월부터 컨테이너 선적이 차질을 빚으며 수요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때 ISO 탱크를 확보하기 못할 시 이행지연에 따른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류조항을 추가하고 있다.
컨테이너들이 유럽, 미국, 중국, 인디아에 멈추어 있는 것도 수급타이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은 경기 회복과 크리스마스 세일로 컨테이너 수요가 급증했고 미주행 항로운임이 상승한 영향으로 컨테이너가 미국에 들어온 후에도 인력이 부족해 항만, 육상에 체류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과 인디아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이며 중국에서 동남아로, 동남아에서 인디아로 향하는 물류는 공간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해상운임은 평상시보다 2-3배 높은 수준이며 선박기업들도 출항 직전까지 컨테이너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출항 며칠 전에 계약을 취소당하는 하주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선박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출항 1개월 전에, 공간에 여유가 있으면 2개월 전에 하주에게 해상운임을 안내하고 있으나 현재는 컨테이너 부족 때문에 2주 후 운임만 제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2020년 말을 기점으로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대부분은 적어도 2월 중순까지는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