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기자동차(EV) 주행거리 연장에 기여하는 대용량 배터리 소재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조은애 교수 연구팀이 기존 배터리 양극재보다 용량이 25% 이상 크면서도 안정적인 차세대 리튬 배터리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자동차는 1회 충전당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배터리를 많이 탑재해야 하나 판매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는 주로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 소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1g당 용량은 200mAh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가용 용량이 250mAh로, 기존 하이니켈 소재보다 25%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리튬 과잉 양극 소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리튬 과잉 양극 소재는 첫 충전과 방전 사이에 산화물을 구성한 산소가 비가역적인 환원 반응을 일으키면서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었다.
리튬 과잉 양극 소재는 산소 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용량을 높여야 하지만 산소가 빠져나가며 산화물 양극재의 구조를 무너뜨리고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양극 소재 표면에 바나듐 이온을 첨가해 문제를 해결했다.
바나듐을 첨가한 리튬 과잉 양극 소재의 첫 충·방전 시 가역성이 81%로, 순수 리튬 과잉 양극 소재의 69%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은애 교수는 “첨가된 바나듐 이온이 양극 소재 내부의 산소 이온 전자구조를 변화시켜 충·방전 시 가역적인 산화·환원 반응이 가능하도록 돕는 원리”라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월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