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준법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 최종판결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글로벌 수준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기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3월10일에 ITC 최종핀결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개최했고 SK이노베이션이 ITC 소송 진행과정에서 보여준 대응 과정 등을 검토해 글로벌 분쟁 경험 부족으로 미국 사법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SK이노베이션은 ITC 소송에서 문서 삭제에 덜미가 잡혀 영업비밀 침해 여부는 제대로 검증해보지 못한 채 ITC로부터 수입금지 조치를 받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사회는 소송 결과를 반면교사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체계를 재정비하고 외부 글로벌 전문가를 선임해 2중·3중의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이른 시일 안에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해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사회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ITC 최종판결에 대한 거부권 행사 기한이 1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협상 조건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감사위원회는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 조건을 면밀히 들여다본 결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이라면 수용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이 과도한 배상금을 요구하면 미국사업 철수까지 고려한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판결 이후 합의를 시도하고 있으나 배상액 격차가 크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조만간 ITC 소송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덕 배터리 연구원 등 현장도 방문하기로 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