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PVC 겔로 인공근육 개발 … 경량성·유연성·가공성 활용
PVC(Polyvinyl Chloride)는 내구성이 뛰어나 파이프, 물받이, 전선 등 라이프사이클이 긴 용도 위주로 투입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로보틱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등 새로운 용도가 등장하고 있다.
PVC는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성이 우수하며 리사이클성을 겸비한 특성을 바탕으로 용도 개척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 신슈(Shinshu)대학 섬유학부의 하시모토 미노루 특임교수는 PVC 겔을 사용한 인공근육형 액추에이터로 구동하는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을 개발했다.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경감할 수 있어 기대되고 있다.
PVC 겔은 가소제 비율을 PVC보다 많이 배합함으로써 겔 형태로 만들었으며 전압을 가하면 전하가 양극으로 이동해 PVC 겔 자체가 양극에 따라 변형되는 성질이 있어 시트 모양으로 만든 PVC 겔과 양‧음극용 전극을 조합한 적층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전압 ON‧OFF에 따라 수축‧복원되는 인공근육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PVC 겔 인공근육은 PVC 자체의 경량성, 유연성, 가공성을 보유할 뿐만 아니라 인공근육으로써 응답성이 양호해 소비전력이 억제되는 특징이 있다.
하시모토 특임교수는 벤처기업 AssistMotion을 설립해 해당 인공근육을 탑재한 허리 서포트용 heige LS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heige LS는 PVC겔을 적층한 통 모양의 액추에이터를 등에 메고 사용하는 것으로 2번째 시험제작에 성공했다.
9축 센서가 몸의 각도를 감지해 전압을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면 전압이 꺼져 인공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 복구되면서 와이어가 당겨져 상체를 일으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간호 및 무거운 물건이 있는 현장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기에는 350층의 적층형 액추에이터 1개를 사용했으나 시험제작제품은 200층 2개를 투입해 액추에이터 힘의 지표인 최대 발생력이 110뉴턴, 즉 약 10kg으로 2배 향상시켰으나 상품화하기에는 아직 힘이 부족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 측면에서는 400볼트인 전압을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0볼트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PVC 겔 분자량 및 유전율을 변화시켜 최적화할 방침이다.
2022년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시험제작제품 모니터링을 시작하기 위해 양산화, 액추에이터 조립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일부에서 재생소재를 사용해 업사이클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VC는 리사이클성이 뛰어나나 아직까지는 다운사이클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비말을 차단하는 투명 파티션용으로 난연성, 알코올내성이 우수한 PVC가 주목받고 있다. 음식점을 비롯한 매장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으로 비말 차단을 위한 투명파티션을 설치하고 있다.
투명파티션은 원래 아크릴판을 주로 사용하나 아크릴판은 투명성이 우수한 반면 알코올내성이 없어 표면을 알코올류로 소독하면 열화해 균열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방염가공을 하지 않으면 불에 잘 타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PVC는 자기소화성이 있어 난연성이 우수하고 알코올로 소독해도 열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크릴 및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에 비해 원료코스트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의료용 장갑 원료로 페이스트 PVC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PVC는 손에 대한 밀착감이 우수하고 약품이 잘 묻지 않는 이점이 있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