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카본블랙(Carbon Blck) 공급 안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본블랙은 2020년 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자동차 생산이 줄어들며 수요가 급감했으나 여름부터 서서히 회복돼 10월 이후에는 상당 수준의 성장세를 되찾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카본블랙 생산기업들은 2021년 초부터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으로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원료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가운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 회복에도 원료가격 급변으로 수익성 저하
자동차산업은 2020년 초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았으나 7-8월부터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20년 3분기 자동차 생산대수가 전년동기대비 13.6% 급감한 반면 2분기에 비해서는 64.6% 증가했고, 4분기 생산대수는 전년동기대비 2.8% 증가에 전분기대비 14.3% 증가함으로써 빠르게 회복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카본블랙 수요도 비슷한 시기부터 회복돼 현재는 대부분 공장이 풀가동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카본블랙은 석탄계 원료로 콜타르와 증류시킨 크레오소트유류, 석유계 원료로는 원유 유분 가운데 가장 중질인 잔유(Bottom Oil)를 원료유 베이스로 사용하며 최근에는 모든 원료의 수급이 타이트한 것으로 파악된다.
석탄계 콜타르는 철강 생산 시 고로에서 나오는 부생물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고로가 전기로로 전환되면서 공급이 줄어들고 있으며 전로용 흑연전극도 콜타르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카본블랙용 원료유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석유계 역시 주요 생산국인 미국에서 경질인 셰일오일(Shale Oil) 이용이 확대되면서 카본블랙에 적합한 중질유 공급이 줄어들어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
2020년부터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규제함에 따라 중유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IMO 규제로 카본블랙이 포뮬러 유종으로 채용한 MOPS 지표가 혼란을 겪으면서 2020년에는 포뮬러 유종을 MOPS에서 원유 베이스인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 기준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등장한 결과를 초래했다.
결과적으로 2020년에는 MOPS와 ICE가 거의 연동하게 됐고 경제활동 회복에 맞추어 시황이 완만하게 상승했으나 가공제품에 반영하지 못함으로써 원료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 생산 감소로 수요 20% 가까이 급감
카본블랙은 고무용 수요가 90%, 비고무용이 10%이며 고무용 가운데 자동차용 타이어가 70%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비고무용도 자동차용 기능성 고무부품 등 자동차와 연관있는 용도가 많아 자동차 및 타이어 시장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일본은 2020년 자동차 생산대수가 806만7943대로 전년대비 16.7% 감소했고 자동차 타이어‧튜브용 고무 생산량도 86만3278톤으로 19.0% 급감했다.
카본블랙 수요도 자동차‧타이어 생산 감소의 영향을 받아 62만953톤으로 19.2%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어용이 20.9% 급감했고 일반고무용이 16.9%, 비고무용도 16.6% 감소함으로써 내수 출하량이 총 19.7%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생산량은 고무용이 44만2676톤으로 19.3% 감소했고 비고무용도 2만8933톤으로 10.1% 줄어들면서 총 47만1609톤으로 18.8% 급감했다.
출하량은 고무용이 44만7175톤으로 18.4%, 비고무용이 2만7759톤으로 18.5% 감소함으로써 총 47만4934톤으로 18.4% 줄어들었다. 고무용 가운데 타이어용은 33만1061톤으로 18.9%, 일반고무용은 10만2442톤으로 1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4만7418톤으로 10.4% 줄어들며 2년 연속 10%대 감소했다. 중국 수출이 1만3845톤으로 6.0% 증가하며 1위를 기록했고 타이는 1만2101톤으로 18.7% 감소하며 뒤를 이었다.
중국 수출은 중국 경제가 조기에 회복된 영향으로 9월부터 호조를 기록했으나, 타이는 9월부터 개선됐으나 수요 침체기가 길어 증가로 전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입은 12만5300톤으로 20.1% 급감했다. 한국산이 2만7535톤으로 5.8% 늘어났으나 중국산은 3만7167톤으로 29.3%, 타이산도 3만7434톤으로 21.4%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산은 2014년 9만6000톤에 달했으나 2020년에는 4만톤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본은 1990년대 후반부터 카본블랙 수입을 확대했으나 2011년 동북지방 대지진 이후 감소로 전환됐다. 2010년대 후반에는 부족해진 수입량만큼 자체 생산량을 늘린 결과로 파악된다.
일본 카본블랙협회는 2021년 카본블랙 수요가 65만2420톤으로 5.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에 비해서는 늘어나지만 2019년에 비해 10만톤 이상 적은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으로 탄소중립 가속화
카본블랙은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영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이 일제히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화하는 탄소중립에 나서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다양한 방안들이 등장하고 있다.
카본블랙 생산에서는 폐열을 이용한 발전과 이산화탄소 회수를 통한 리사이클이 진행되고 있으며 콜타르, 중유 등 원료로 부가가치를 부여하면서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원료 모색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식물계 등
재생가능 자원을 활용하거나 타이어를 리사이클한 원료를 사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억제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카본블랙 연구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도카이카본(Tokai Carbon)의 자회사인 캐나다 Cancarb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생산하는 카본블랙인 써멀블랙을 생산하고 있으며 부생물로 수소를 추출해 제조공정 에너지로 재이용하고 있다.
폐열을 고압의 증기로 만들어 발전시키는 폐열발전으로 인근 도시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도시 전체 전력 수요량의 20%를 충족시키는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9만톤 감축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도카이카본은 일본에서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장기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제조공정 변경을 포함해 관련 산업계나 원료 생산기업 등과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최대 메이저인 캐봇(Cabot)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25년까지 지속가능성 관련 활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