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대표 김상우)이 미국 크레이튼(Kraton)을 인수한다.
DL케미칼은 9월27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석유화학기업 크레이튼의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약 5만5000원), 총액 16억달러(약 1조89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13개의 공장과 5개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은 15억6300만달러(약 1조8500억원),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억6200만달러(약 3100억원)를 기록했다.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은 SBC(Styrene Block Copolymer)이며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 의료소재, 자동차 내장재, 5G(5세대 이동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기술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크레이튼 생
산제품은 높은 품질로 합성고무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크레이튼은 소나무 펄프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바이오화학기업으로도 자리를 잡고 있다.
바이오 화학제품 생산능력은 70만톤에 달하며 친환경 연료, 고기능성 타이어 소재, 친환경 접착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크레이튼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생산기업 및 최대 바이오화학기업으로 도약했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외형 확장을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보유한 800개 이상의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석유화학 신소재 분야는 소수의 선진국이 주도해 해외기술 및 수입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으나 DL케미칼은 기술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고 투자를 확대해 신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상우 DL케미칼 부회장은 “크레이튼 인수로 소수의 기술 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적극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한 현금과 차입 매수를 활용한 인수 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2022년 상반기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DL케미칼은 2020년 크레이튼의 수술 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했고 2021년 6월 브라질 공장 증설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