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육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대체육은 콩 등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고기의 질감과 맛이 나도록 가공한 식물성 고기로 비건(Vegan) 식품, 채식주의자를 겨냥한 특수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 건강식으로 재평가되면서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축산물은 가축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 등이 대기오염을 일으켜 사용을 자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식물성 고기는 세계인구 증가에 따라 지속가능한 식재료 조달의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받음은 물론 단백질원 부족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맛 등의 퀄리티를 뒷받침하는 첨가물, 향료 등이 증가함에 따라 지방이 많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식감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으며 식당이나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조리 편리성 및 보존성 향상도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건강, 영양균형 측면에서 인지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으며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상품화 및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2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2030년 글로벌 육류 소비 60% 대체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30년 886억달러로 2020년에 비해 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대체 단백질 식품 트렌드 보고서에서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2030년 육류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글로벌 대체육 시장이 2019년 5조2500억원에서 2023년 6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메이저 에이티커니(AT KEarney)도 일반 육류의 시장 점유율이 2025년 90%에서 2030년 72%로 낮아지고 2040년에는 세계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60%가 대체육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은 비욘드미트, 임파서블푸드 등 글로벌기업들이 대체육을 출시하면서 대체육이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대체육 판매량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1%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건강한 식물성 재료 베이스 고기로 브랜딩하고 맥도날드·서브웨이 등 유명 패스트푸드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홈쿡도 출시했다. 2009년 창업한 비욘드미트는 2019년 기업가치가 150억달러로 평가되고 있으며 2019년 매출이 4억680만달러로 전년대비 36.6% 증가했다.
임파서블푸드는 대두를 주성분으로 패티를 생산하고 있으며, 식물성 재료에서 추출한 원료를 분자 단위로 분석해 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팝 가수 케이트 페리 등이 투자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1800억원을 투입했다.
SK, 중국과 대체식품 투자펀드 1000억원 조성
SK그룹의 투자 전문기업 SK는 중국 식음료(F&B) 유통 메이저 조이비오 그룹과 1000억원의 대체식품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최대 식품 시장인 중국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는 한편으로 미국 대체육 스타트업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이비오 그룹은 레전드홀딩스가 2012년 설립한 F&B 유통기업으로, 중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칠레에서 프리미엄 과일, 해산물 1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SK는 2019년에도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조이비오 그룹에 2200억원을 투자했고 앞으로 1000억원의 지속가능 식품 투자펀드를 조성해 식물성 대체고기, 발효 단백질 등 대체 단백질 생산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도심 고층빌딩, 온실 등 인공 구조물에서 빛, 양분 등 생육 환경을 제어하며 날씨·계절 변화와 무관하게 농산물을 계획 생산하는 농장인 수직농장과 같은 유망 정보기술(IT) 기반 푸드테크기업과의 협력과 글로벌 대체 단백질 생산기업의 중국 진출도 공동 추진한다.
SK는 2019년 미국 발효 단백질 선도기업인 퍼펙트데이에 약 540억원을 투자하며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퍼펙트데이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소에서 추출한 단백질 유전자로 발효유 단백질 생산에 성공했고,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그레이터스에 원료를 납품하고 있다.
SK는 최근 미국 대체 단백질 개발기업 네이처스파인드에도 약 290억원을 투자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대체육 경쟁
국내에서는 식품 가공기업을 중심으로 대체육 관련식품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대체육을 연구개발한 끝에 최근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런칭하고 돼지고기 대체육 햄 콜드컷(Cold Cut: 슬라이스 햄)을 출시했다. 콩에서 추출한 대두단백과 식물성 유지 성분을 이용해 고기의 감칠맛과 풍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푸드는 4월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 버거를 통해 노치킨 너겟을 선보인 바 있다.
풀무원은 두부를 중심으로 단백질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단백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현재 식물성 고단백질 식품, 식물성 저탄수화물 식품, 식물성 고기, 식물성 음료 및 음용식품, 식물성 발효유, 식물성 편의식품 등 6개 분야로 구분해 식물성 단백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오스트레일리아 대체육 전문기업 v2food(브이투푸드)와 국내 영업권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3분기부터 대체육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해 외식기업들에게 공급하고 4분기부터는 대체육을 활용한 밀키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브이투푸드는 오스트레일리아 연방 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공동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을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으로 만두제품을 출시했고, 2020년 미국 푸드테크기업 잇저스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SPC삼립은 2021년 하반기에 식물성 달걀 저스트 에그 등을 활용해 대체식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대상은 2025년까지 배양육 생산을 목표로 관련 설비를 도입키로 하고 스페이스에프와 배양육 및 세포 배양용 배지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배양육은 미래 식품으로 주목받는 대체 단백질로 동물세포를 배양해 도축 없이 생산하는 인공 고기이며 일반 육류보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물 소비량이 적어 친환경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상과 스페이스에프는 배양육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하고 배양공정을 확립해 상품화에 나설 계획이며, 배양육의 단점으로 꼽히는 높은 원가 문제까지 해결할 방침이다.
일본, 환경‧식량문제에 건강의식 변화 타고 부상
일본에서는 정부가 식품 분야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푸드테크(Food Tech)를 성장영역으로 설정하고 있는 가운데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푸드테크 벤처기업 그린컬처(Green Culture)는 콩과 연두부로 제조한 식물성 고기 브랜드 Green Meat로 시장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카메다제과(Kameda Seika), 신선식품 통신판매기업 오이식스(Oisix ra Daichi)를 비롯해 소재 및 화학산업에 대한 투자에 특화된 벤처캐피탈 Universal Materials Incubator(UMI)로부터 총 2억5000만엔을 투자받았으며 자본‧업무 제휴계약도 체결했다.
그린컬처는 영업‧개발체제 및 홍보 등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총매출을 100억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11년 설립한 그린컬처는 식물성 식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독자적으로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식물성 고기 개발에 착수했고 2021년 4월부터 Green Meat를 일본에서 업소용으로 공급하고 북미에도 수출하고 있다. 
그린컬처는 카메다제과, 오이식스와 자본‧업무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식물성 고기의 맛과 식감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함과 동시에 판매채널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카메다제과와 오이식스는 그린컬처의 노하우를 활용해 식물성 고기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후지오일그룹(Fuji Oil Group)은 업소용 콩고기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하고 있다.
콩고기는 두부, 낫토, 두유를 잇는 콩 관련제품으로 1996년 식감이 고기에 가까운 Fujinikku를 출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이후 라인업을 대폭 확충해 플레이크, 가루 등 약 60종류를 공급하고 있다.
2020년에는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치바(Chiba) 공장에 24억엔을 투입해 콩 단백질 소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했으며 2021년 2월에는 식물성 식품의 맛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Miracore 브랜드로 런칭했다.
푸드테크에 특화된 네덜란드기업에 투자하는 등 해외에서 식물성 식품과 관련된 솔루션도 강화하고 있고, 앞으로 사회적인 변화에 대응한 연구개발에 주력함으로써 2022년에는 맛을 더욱 향상시킨 식물성 식품 소재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츠카푸드(Otsuka Foods)는 2018년 11월 슈퍼 등 소매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용 식물성 고기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2020년 3월에는 외식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콩고기 브랜드 Zeromeat를 업소용으로 확대해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패밀리레스토랑, 베이커리에 이어 스포츠 영양학에 따른 식사를 공급하는 식당의 신메뉴에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아콩 베이스 식물성 고기인 Miracle Meat를 개발한 스타트업 다이즈(Daiz)도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콩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풍미 변질을 줄여 맛과 기능성을 자유롭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1년 6월에는 식물성 고기칩을 4000톤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발아탱크 방식 공장을 완공했다.
냉동식품 생산기업 Nichirei Foods에게 소재를 공급하고 자본‧업무제휴를 체결한 아지노모토(Ajinomoto)와 차세대 식물성 식품소재 원료를 개발하기 위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네마츠(Kanematsu), 마루베니(Marubeni)와도 잇따라 제휴했다. 카네마츠와는 판로 확대를, 마루베니와는 미국 식물성 고기 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PTT, Nove Foods와 식물성 단백질 3000톤 상업화
타이도 식물 단백질을 사용한 대체육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타이 석유공사 PTT는 최근 생명과학 자회사인 Innobic (Asia)를 통해 식물 베이스 분쇄육 생산기업 Nove Foods와 50대50으로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등 대체육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합작기업은 타이에 2022년 4분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생산능력 3000톤의 대체 단백질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생산 뿐만 아니라 개발부터 판매까지 이어지는 서플라이체인 일관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Nove Foods는 식물 베이스 식품을 위탁생산하는 NR Instant Produce의 자회사로 자체 플랜트에서 식물 유래 단백질을 생산하고 있다.
PTT가 Nove Foods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Nove Foods가 영국의 비건‧채식주의 식품 생산기업 Beck's와 합작으로 식물 단백질 관련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Plant & Bean UK를 설립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Plant & Bean UK는 영국에서 유럽 최대 식물육 공장인 5만5000톤을 가동하고 있으며 타이에서도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또 낮은 코스트로 단백질을 추출하기 위한 공기분급기와 정전분리장치 등을 사용하는 건식 추출법과 pH 조정으로 단백질을 침전시킨 후 분리하는 습식 추출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원료 완두콩과 강낭콩의 가격을 기존의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계산육종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타이 식물육 시장은 최근 수년 동안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강지향 트렌드를 타고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고 2021년에는 수산가공 메이저인 Thai Union과 CP Foods까지 진출해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CP Foods가 출시한 Meat Zero 시리즈는 CP Foods가 타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븐일레븐(Seven Eleven)과 대형 슈퍼마켓 로터스(Lotus)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타이 식물 단백질 시장은 2020년 280억바트(약 9800억원)에 달했고 3-4년 후 500억바트(약 1조7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타이 정부도 식물 분야의 기술혁신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타이 투자위원회(BOI)가 투자 유치를 적극화하고 있다. PTT-Nove Foods 합작 프로젝트 역시 BOI로부터 우대 조치를 받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한솔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