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T(Carbon Nano Tube)는 가볍고 강할 뿐만 아니라 높은 전기·열 전도성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용도 개척이 진전되고 있다.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외에 반도체 공정 트레이,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면상발열체 등 활용범위가 넓어 꿈의 소재로 불리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QY리서치의 CNT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리튬이온전지(LiB) 도전재용 CNT 시장은 2021년 3억7600만달러(약 4500억원)에서 연평균 31.4% 성장해 2027년에는 19억3600만달러(약 2조3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배터리용 CNT 수요가 2021년 5000톤에서 2024년 2만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금호, 배터리용 CNT 중심 생산 확대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2차전지용 CNT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 초 여수 CNT 3공장 건설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3공장은 2021년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시기가 늦춰졌다.
여수 CNT 공장은 1공장 생산능력이 500톤, 2공장은 1200톤으로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이며 3공장 건설을 통해 2900톤 생산체제를 확보할 방침이다.
LG화학이 생산하는 CNT는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국내외 배터리 양극재용 소재로 공급될 예정이다. CNT를 도전소재로 사용하면 천연흑연 등 기존 소재보다 전도도를 10%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천연흑연과 CNT를 섞어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CNT 도전재 함량을 늘리고 천연흑연 비중을 낮춤으로써 한정된 공간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실리콘(Silicone) 음극재로 활용되는 SW(Single Walled: 단일벽) CNT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3년 CNT 시장에 진출했으며 기존에는 복합소재 용도로만 CNT를 생산했으나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따라 배터리 양극재에 사용되는 CNT 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산에서 CNT 120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재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 성장에 대응해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CNT 등을 개발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최근 플랜트 시험과 품질 승인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산기술 확보 여부에 회의적 시선도…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이 CNT를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나 시장점유율와 가격경쟁력 면에서는 난관이 예상된다.
일본을 포함 해외에 비해 여전히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일부에서는 CNT 분산기술과 포트폴리오 확장에서 벽에 부딪힐 것이라며 배터리용 CNT 사업 확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SW CNT는 글로벌 메이저인 룩셈부르크 옥시알(OCSiAl)이 글로벌 시장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러시아 공장 생산능력을 2019년 50톤 증설해 65톤으로 확대하고 2022년까지 룩셈부르크에 CNT 공장을 추가 건설해 총 생산능력을 25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코본,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MW(Multi Walled: 다중벽) CNT 생산기업들의 성장에 따라 CNT가 대량생산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가격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기준 SW CNT는 전체 CNT 시장의 1.9%에 그쳤으며 MW CNT가 98%를 차지하고 있다.
SW CNT는 소량만 첨가해도 소재나 기기의 고기능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나 MW CNT에 비해 제조가 까다롭고 가격 역시 약 40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도요잉크, SK온 공급하며 일본‧중국‧유럽‧미국 증설
도요잉크(Toyo Ink Holdings)는 LiB 도전조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요잉크는 2026년까지 LiB 도전조제 사업에서 총 100억엔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LiB 양극재용 CNT 분산체는 일본과 중국공장을 증설한다.
고용량 LiB용으로 채용이 결정된 유럽‧미국 사업장도 No.2 프로젝트 추진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4년 이후에는 음극용 소재도 사업화함으로써 2026년 이후 매출액을 당초 목표인 200억엔보다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요잉크는 산하 도요컬러(Toyo Color)를 통해 생산한 LiB 도전조제를 2021년부터 SK온에게 양극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미국 자회사 라이오켐(LioChem)이 2021년부터 생산하고 있고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 인근에 건설한 Toyo Ink Hungary에서도 시험생산을 시작해 조만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EV)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 SK온 외에도 총 6곳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업에게 도전조제를 제안하고 있으며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전기자동차용 LiB를 고용량화하기 위해 CNT 조제를 필요로 하고 있어 이미 여러 곳에서 생산 확대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별 투자액이나 증설 폭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전체 생산기지 4곳에서 모두 증설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4-2026년에는 기존 생산능력만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해 미국과 헝가리에 No.2 공장을 건설하거나 유럽‧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후지(Fuji) 공장은 예전부터 증설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 Guangdong Zhuhai Toyo Ink도 최근 증설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량 LiB 용도가 추가되며 2021년에는 매출액이 11억엔 이상으로 급증했고 당분간 양극재용이 중심을 이루면서 2022년 35억엔, 2023년 75억엔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음극용 공급 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수요기업의 요청에 따라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4년 이후 상업생산을 시작함으로써 당초 목표로 설정한 매출액 200억엔을 상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요잉크는 그린 영역을 중점개발 분야로 분류하고 있으며, CNT 도전조제 등 신에너지 관련제품은 패키지용 환경조화형으로 그린 영역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신에너지 관련 분야에서는 전고체전지 소재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1월 도쿄(Tokyo)공업대학과 협동 연구기지를 개설했으며 그동안 주제별로 추진해온 산학 연계와 달리 중장기적으로 환경‧디지털‧건강의료 등 3개 분야에 전략적인 개발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도요컬러 외에 코포레이트 R&D(연구개발) 부문으로부터 연구원을 파견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화할 방침이다.
DNS, LiB 도전조제로 수계 분산체 양산
DNS(Dainichiseika Color & Chemicals)는 최근 신규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LiB 도전조제 분야에 수계 CNT 분산체 스케일업을 위한 시험에 착수했다. 2023년까지 양산화할 계획이다.
일정 지명도를 얻은 CNT 컴파운드는 사출성형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신규 그레이드 투입을 시작했으며 소형 자동차 및 전자부품 용도로 제안하고 있고 도료제품도 개발해 센서 부품 등 신규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CNT는 시장에서 이미 LiB 고용량화에 기여하는 양극용 도전조제로 분산체 이용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활물질 첨가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카본블랙(Carbon Black) 분산체 전환이 요구되고 있어 앞으로는 음극 용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DNS는 수계 분산체를 중심으로 LiB 메이저와 공동 개발함으로써 도전조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다층형 CNT로 분산체를 개발해 연구실 단계의 요구기준을 충족했으며 일본기업 채용을 목표로 생산 후보지 선정에 나섰고 2022년 10월 설비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해외 생산도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중국, 한국 LiB 생산기업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설비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NT 컴파운드는 7년 전부터 공급하고 있으며 고분산제품 개발 등 기능소재 투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카본블랙 컴파운드는 20% 정도의 충진량이 필요해 사출성형에 적합하지 않고 충진량이 적고 유동성이 우수한 CNT 컴파운드조차 3차원 구조 도전패스를 유지하기 위해 성형속도를 낮추어야 해 고분산제품 개발이 필요했다.
고분산제품은 분산‧배합 기술을 진화시켜 CNT의 배향성 과제를 해결했고 그동안 절삭가공으로 제조해온 소형 전자부품도 사출성형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출성형 외에 T타이 압출, 인플레이션 성형 적용도 가능하며 대전방지가 요구되는 파워트레인, 전자부품 용도로도 제안할 계획이다.
카시트 내장 히터에 사용되는 면상 발열체 등 새로운 용도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액상제품은 CNT 분산액에 우레탄(Urethane)계 바인더를 조합한 플렉서블(Flexible) 도전도막용 코팅 소재를 개발했다.
리빙 라지칼 중합으로 제조한 독자 분산제로 10% 이상 고농도 분산을 실현했고 도료 상태나 건조 도막에서도 안정적인 도전 패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섬유 길이와 용매가 서로 다른 4개 그레이드를 라인업한데 이어 용도별로 커스터마이즈도 가능하게 했다.
대전방지 코팅, 터치패널 등 도전소재로 적용을 기대하고 있으며 도공 후 성형가공이 가능한 복잡한 형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살려 용도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제온, 단층 CNT 도전성 제안에 COP 개량용 개발
제온(Zeon)은 단층(SW) CNT로 의료용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제온은 슈퍼글로스 공법으로 제조한 단층 CNT를 배합한 도전성 실리콘고무를 미국의 의료기기 소재 생산기업에게 공급하고 있다.
전기자극 치료 관련 소재용으로도 채용되고 있으며 몸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용도나 인공근육, 자가발전 패치 등 다양한 용도로 제안하고 있다.
제온은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2004년 발견한 슈퍼글로스 합성법으로 단층 CNT를 양산하고 있다.
제온이 생산하는 단층 CNT는 직경 3-4나노미터에 길이가 수백마이크로미터로 상당히 큰 아스펙트 비를 가지고 있으며 비표면적이 g당 800평방미터 이상에 달하는 등 기존 단층 CNT보다 클 뿐만 아니라 순도가 99% 이상이어서 경쟁제품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온은 2021년 1월부터 미국에서 파킨슨병이나 수전증 등 본태성 진전증의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는 의료기기용 소재 생산기업 Si에게 마스터배치를 공급하고 있다.
단층 CNT를 사용해 실리콘고무의 도전성을 대폭 개선했고 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무의 유연한 특성을 통해 인체에 딱 맞는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채용됐다.
일반 고무는 필러를 다량으로 투입해 경도가 높아지지만 제온의 CNT는 도전성이 높아 도전 패스를 형성하기 쉽고 순도도 높아 고무를 열화시키는 이물질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기기 장수명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i의 의료기기는 손목에 착용함으로써 손 떨림을 발생시키는 뇌파를 감지할 때마다 취소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외과수술 치료가 가능하나 비용이나 신체적 부담 때문에 수술을 선택하지 않는 환자들의 증상 완화에 탁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온은 앞으로 Si의 의료기기처럼 웨어러블(Wearable) 의료기기용으로 단층 CNT 마스터배치 제안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뇌파 뿐만 아니라 신경계 분야에서도 센서 관련 용도로 제안하고 있으며 여러 수요기업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근육용으로는 이미 샘플을 출하한 상태이다.
고무 양쪽에 CNT 배합 시트를 배치한 유전 엘라스토머에 전압을 가해 절연물인 고무에 전하가 모이면 서로 당기게 돼 고무가 늘어나는 점을 활용했으며 도전 패스가 쉽게 끊기지 않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하고 있다.
제온은 CNT와 COP(Cycloolefin Polymer)를 연계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COP는 단백질 흡착이 적고 쉽게 갈라지지 않기 때문에 이미 프리필드 실린지 등 의료용으로 채용되고 있으나 대전이 쉬워 CNT를 소량 조합하는 방식으로 도전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온은 일본 도쿠야마(Tokuyama) 공장에서 단층 CNT를 양산하고 있으나 생산능력이 크지 않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프로세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