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시장이 전기자동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기자동차는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고 급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10-20년 후에는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이 환경오염 방지를 목적으로 각종 보조금을 주면서 전기자동차화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한 전기자동차 전환에 따르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장기적인 서플라이체인 재구축이 요구된다. 너무 서두른 나머지 역풍을 만나 거꾸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12년 13만대에 불과했으나 2019년 220만대, 2020년 300만대, 2021년 660만대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승용차·승합차·경트럭을 포함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2019년 2.5%에서 2020년 4.1%, 2021년 약 9%로 상승했고 2021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증가분 모두가 전기자동차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6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유럽·미국이 전기자동차 판매의 약 90%를 장악하며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2021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340만대로 1년 만에 약 3배 증가했으며, 2021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자동차가 2020년 글로벌 전체 전기자동차 판매량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은 독일이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이며 2021년 판매량이 230만대로 70% 증가했고, 미국은 2021년 판매량이 50만대를 돌파하며 점유율이 4.5%로 2배 이상 급상승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규 자동차의 50%를 전기화하기 위해 충전소 50만개를 설치할 방침이고, 유럽연합은 2035년까지 신규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화를 추진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판매비율을 50%로 확대하고, 포드는 2020년대 말까지 40-50%로 상향 조정했으며,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를 매년 350만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이유이다.
그러나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요인이 불거지고 있다, 금속과 함께 화학소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자동차용 철강은 최대 100%, 알루미늄은 약 70%, 구리는 33% 이상 급등했고, 배터리에 투입되는 탄산리튬은 150% 폭등했으며 흑연 15%, 니켈 25% 상승했다. 마이크로칩도 공급부족이 계속되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부상한 석유화학제품도 국제유가 폭등에 따른 나프타 급등으로 PE가 톤당 1200-1300달러, PP가 1300달러, ABS는 1900-20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PE‧PP는 초강세라는 표현을 쓰기에 안쓰러운 면이 없지 않으나 강세인 것은 사실이고 ABS는 자동차용 수요부진에도 강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만약, 최근과 같이 자동차 소재 가격이 강세를 계속하면 전기자동차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전기자동차화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비롯된 것은 맞지만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결국 핵심 광물의 확보, 배터리용 금속 가공·정제의 효율화, 음극재·양극재‧분리막 생산의 안정화를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의 가치사슬 확장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판매 유인을 위한 보조금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소재 수급을 안정화하고,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며,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투자도 환경적·사회적으로 지속가능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