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VA(Ethylene Vinyl Acetate)는 태양광용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EVA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내수가격은 4월20일 톤당 2만2800위안을 나타냈으며 지역별로도 모두 2만위안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EVA 강세에 따라 VAM(Vinyl Acetate Monomer)은 4월14일 CFR China, CFR SE Asia 톤당 2350달러를 형성했고, EVA가 올라가자 LDPE(Low-density Polyethylene)는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위축되면서 4월13일 CFR FE Asia 1540달러, CFR SE Asia 1725달러 선을 형성하는 등 여파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EVA는 주로 신발, 가정 및 스포츠용품, 접착제, 의료 포장 및 제약 분야에 투입되고 있으며 최근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태양광용 수요가 폭증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중국 에너지 정책으로 수요 폭발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태양광산업 육성 법안(SEMA)를 2022년 상반기에 통과시킬 가능성이 대두됐고 한화큐셀 등 태양광 모듈 생산기업들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EVA 공급처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은 미국 조지아에서 진행할 신규 공장 건설 검토를 마쳤으며 신규 공장은 태양광용 EVA 시트와 백시트를 생산해
큐셀 부문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VA 시트는 태양광 모듈 글래스와 셀 백시트 접착 및 보호 용도로 사용되며 백시트는 태양광 모듈 배면에 부착돼 수분‧충격‧햇빛으로부터 셀과 모듈을 보호하고 빛 투과율과 후면 발전량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에너지 혁명을 강조하면서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풍력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개발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것을 지시한 바 있으며 전력 소비 가운데 풍력 및 태양광 비중을 2025년까지 16.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은 2021년 기준 태양광 발전능력이 총 306GW로 파악되며 고비사막 등 서부 사막지대에 100GW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왕보화 중국 태양광발전항업협회 명예회장은 “2022-2025년 사이 태양광 발전 연평균 증설량이 83-99GW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 관계자는 “2021년부터 태양광 수요 때문에 생산이 EVA에 몰려 스윙 생산하는 LDPE까지 수급이 타이트하다”고 밝혔다.
국내 EVA 생산능력은 한화토탈 38만톤, 한화솔루션 16만6000톤, LG화학 14만톤, 롯데케미칼 9만톤으로 총 77만6000톤에 달하며 최근 4-5년 동안 국내수요보다 수출량이 약 6배 높게 나타났다.
EVA 생산기업들은 중국의 태양광 증설 계획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증설 완료 후 수급 완화에 대비해 아프리카 등 개도국, 신흥국 상황까지 모니터링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케미칼의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가 EVA 30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HPC 상업가동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케미칼의 HPC는 2022년 초 이미 시험가동을 마쳤으나 최근 국제유가 폭등 등 시장 변동 폭이 확대됐다는 이유로 상업생산 시기를 늦추고 있다.
중국‧인디아 수입 급증 3500-3800달러 형성
EVA는 2021년 10-11월 수요 폭발로 구매 경쟁까지 벌어져 최고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VAM 함량이 18% 이상인 EVA는 중국 수입가격이 2021년 초에 비해 약 72% 급등해 CIF China 톤당 3830달러를 형성했으며, VAM 18% 미만 EVA도 65% 상승해 CIF China 3580달러로 상승했다. 인디아에서는 EVA 거래가격이 4000-4400달러를 형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관계자는 “당시에는 가격이 수요기업의 한계치를 뛰어넘어 반발이 심했고 현재는 EVA 가격이 소폭 하락한 상태”라면서도 “현재까지도 높은 수요와 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기업들이 체념하듯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VA는 수요 대비 공급부족과 더불어 국제유가 폭등 등으로 VAM과 첨가제 가격이 상승하면서 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EVA 무역수지는 17억1781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인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위주로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수출량은 2020년 약 42만톤에서 2021년 40만7000톤으로 줄었으나 수출액은 5억8680만달러에서 10억6530만달러로 크게 뛰면서 중국을 대상으로 한 EVA의 무역수지도 10억6311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 1분기 수출량은 11만1932톤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6.5% 증가하고 수출액도 2억6493만달러로 10.6%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중국의 EVA 수요 증가 흐름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인디아도 태양광 모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EVA 시트가 습기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태양광 모듈을 보호해 발전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2021년 한국산 EVA 7만1208톤을 역대 최고액인 1억9103만달러에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Shanghai)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중국산 첨가제 구매가 난항을 겪고 있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역외 첨가제를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항 봉쇄 영향은 수입물량 제한으로 이어져 중국 내수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 EVA 생산기업들 다수가 가격 인상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중국의 도시 봉쇄 영향에 따라 엔드유저의 가동률 하락으로 단기적인 수요 축소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인디아 시장의 성장성이 뚜렷하고 장기적으로도 중국의 태양광 에너지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플래스틱, EVA 국내가격 폭등으로 몸살
태양광 모듈 생산에 투입되는 EVA가 폭등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태양광 모듈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의 태양광 생산국인 중국이 고품질 EVA 수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에 기록적인 한파가 밀어닥치면서 가동중단이 잇따라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EVA 시트는 중국, 인디아를 중심으로 습기 등 외부환경으로부터 태양광 모듈을 보호해 발전수명을 연장해주는 용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중국 수출가격이 2020년 톤당 평균 1800달러에서 2021년 2월 2700달러, 2022년 4월 3500-3900달러로 폭등했다.
중국 수요 증가에 미국산 공급이 줄어들면서 국제가격이 폭등했고 한화토탈, 한화솔루션이 국내 공급가격을 덩달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VA를 공급받아 농업용 비닐 등 각종 플래스틱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은 원료 코스트 폭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플래스틱 가공기업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VA(Vinyl Acetate) 함량이 낮은 농업용 EVA를 국내에 공급하는 것보다 국제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태양광용 EVA를 생산하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라며 “현물가격 급등도 문제이지만 중소기업들이 필요한 EVA를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은 소재 가격이 급등해도 플래스틱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기 어렵고 급격한 가격인상에 적자 감수는 물론이고 원료 조달 자체가 어려워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