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베스트로, 천연가스 공급 감소에 경고 … 에너지 코스트 급등
독일 화학기업들이 천연가스 수급난으로 가동중단과 밸류체인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코베스트로(Covestro)는 2022년 2분기 영업실적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감축 압박으로 생산설비의 전면 가동중단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코베스트로 관계자는 “가스 배급제가 시행되면 가스 공급량에 따라 생산설비가 일부만 가동하거나 전면 가동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화학산업과 다운스트림이 긴밀하게 연계돼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면 공급망과 생산망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베스트로는 2022년 2분기 매출이 47억유로로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했으나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5억4700만유로로 33%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생산시설의 에너지 코스트와 천연가스 공급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코베스트로는 생산설비의 25%가 독일에 소재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가스 수요를 줄이기 위해 석유계 증기 보일러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조치로 대응하고 있다.
코베스트로 Markus Steilemann 대표이사는 “단기적으로 가스를 석유나 다른 대체에너지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화석연료 의존을 포기하고 순환경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55%에 달하고 있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노르트스트림 1을 통한 가스 공급량을 40%에서 최근 20%까지 줄임으로써 타격을 받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2년 6월 가스 경보를 3단계 가운데 2단계 비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으며 가스 경보가 3단계로 올라가면 가스 배급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 배급제는 여가시설, 일반기업에 공급하는 가스를 줄이고 일반 소비자와 병원 등 필수 공공서비스를 최대한 보호하는 제도이다.
독일화학공업협회(VCI)에 따르면, 화학산업은 독일 천연가스 소비량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약 280만톤은 화학원료로 사용하고 99.3TWh는 제조용 스팀과 전력에 투입되고 있다.
독일상공회의소(DIHK)가 350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6%가 에너지 코스트 상승으로 생산을 축소하거나 부분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 공급부족으로 일부 발전설비가 석탄화력발전으로 전환하고 나섰으나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며 석탄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BASF)도 천연가스 공급이 수요의 50% 이하로 떨어지면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 컴플렉스를 셧다운할 수 있다고 2022년 3월 말 경고한 바 있다. 
바스프는 2022년 7월 말 에너지 코스트 급등으로 암모니아(Ammonia) 감산을 발표해 플래스틱, 비료 등 암모니아에 의존하는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
바스프의 마틴 브룬데뮐러(Martin Brudermüller) 회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감산을 유지할 정도로 가스를 공급해줄 것을 독일 정부에 요구했으며 슈바르츠헤이드(Schwarzheide) 컴플렉스는 100% 석유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 관계자는 “루트비히스하펜 컴플렉스는 공정 프로젝트를 유닛 단위로 분할한 후 순차적으로 가동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스프는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스웨덴 전력기업 바텐폴(Vattenfall)이 네덜란드 연안에 설치한 1.5GW 풍력발전 단지 Hollandse Kust Zuid(HKZ)의 지분을 매입했으며 현재 36개 터빈이 설치됐고 8월 초 최초로 터빈을 시험가동해 성공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스프는 미국 전역에서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대한 가상 전력 구매계약(VPPA)을 체결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Dawn Solar로부터 100MW 전력을 구매할 예정이며, Electricite de France SA(EDF)와 150MW의 재생에너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SK·LG·삼성을 중심으로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솔루스첨단소재는 동박을 생산하고 있고,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박을 생산하는 솔루스첨단소재와 분리막을 생산하는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유럽 에너지 코스트 상승으로 2022년 2분기에 각각 70억원과 2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SKC는 자회사 SK넥실리스의 폴란드 동박 공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장기구매 계약을 통해 RE100(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실현에 나서기로 했다.
SK넥실리스 이재홍 대표는 2022년 2분기 영업실적 발표에서 “SK넥실리스는 신재생에너지 장기구매 계약을 통해 원가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넥실리스는 90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Stalowa Wola) E-모빌리티 산업단지에서 동박 5만톤 생산설비를 2024년 상반기까지 건설한 후 하반기에 상업가동할 계획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해외 공장은 RE100이 기본적인 방침”이라며 “가동에 차질이 없도록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구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와 미국 공장은 이미 녹색요금제 제도와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제도를 통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2020년부터 헝가리 공장에 재생에너지를 도입했으며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단계적으로 태양광·풍력 등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