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2022년 상반기에 심각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넘어서면서 연료·원료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도시 봉쇄령이 내려짐으로써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봉쇄령에 따라 생산 및 영업활동 대부분이 제한돼 경제 전반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5%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고 당초 2022년 목표로 설정한 5.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큰 폭의 성장이 필요하나 상하이(Shanghai) 등 주요 도시 대부분에서 봉쇄령이 해제된 뒤에도 수요가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부동산 투자가 냉각된 상태여서 화학제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는 하반기에도 석유‧화학산업 성장이 둔화되고 극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화학제품 생산량 감소
화학산업은 자동차, 스마트폰, 컴퓨터, 부동산 등 전방산업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은 신에너지 자동차(NEV) 외에는 자동차 판매대수 증가세가 둔화됐고 스마트폰, 컴퓨터, 부동산 소비 및 투자가 위축돼 화학기업들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7월에는 매출액 2000만위안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업생산액이 전년동월대비 3.8% 증가에 그쳤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봉쇄령이 시행됐던 4월 2.9%에 비해서는 회복된 것이나 봉쇄령 이전 수준을 되찾지는 못했으며 회복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전체 41개 산업 가운데 25개는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화학원료·화학제품 제조업은 부가가치 총액이 4.7%, 석유‧천연가스는 4.5%, 자동차 제조업은 2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적은 4.8%, 의약은 10.3% 감소하는 등 부진한 산업이 많았다.
상반기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은 에틸렌(Ethylene)이 224만톤으로 9.1% 감소했으나 가성소다(Caustic Soda)는 333만톤으로 6.3% 늘었다. 그러나 화학섬유는 556만톤으로 7.0%, 원유 가공량은 5321만톤으로 8.8%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대수는 244만5000대로 31.5% 급증했다. 특히, 신에너지 자동차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침체에 실업 확대되며 소비심리 냉각
부동산은 침체가 심화되면서 자금 융통이 냉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투자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공사 일정이 연기되고 구매심리 위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2년 1-7월 부동산 투자는 6.4% 감소하며 1-6월 마이너스 5.4%에 비해 감소 폭이 확대됐고 2020년 3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판매면적 및 판매액은 각각 23.1%, 22.8% 감소하며 모두 2022년 들어 처음으로 10% 이상 역성장했다.
고정자산 투자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은 성장성을 유지하고 있다. 화학원료 및 화학제품 투자가 16.0%, 자동차는 9.9%, 전기기계 및 기자재 제조업은 37.2% 늘어났다. 
하지만, 인프라는 성장이 둔화됐고 철도운송 5.0%, 도로운송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은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7월 CPI는 2.7% 상승해 6월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식품 가격이 6.3%로 전월대비 3.4%포인트 급등했다.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휘발유 CPI는 24.6%, 경유는 26.7%, LPG(액화석유가스)는 22.4% 상승했다.
고용문제 역시 시장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7월 실업률은 5.4%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고 16-24세 실업률이 19.9%로 높아 심각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코로나19 등 전염병 영향으로 생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고용 흡수력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16-24세 취업률이 원래 높은 3차산업은 회복이 더뎌 앞으로도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산업, 상하이 봉쇄로 장기간 타격
주요 도시에 내려졌던 봉쇄령은 해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하이는 3월 말 일주일 동안만 봉쇄할 예정으로 봉쇄령을 내렸으나 결과적으로는 2개월 이상 봉쇄를 계속한 것으로 파악된다.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반응장치 등이 있는 화학 플랜트, 반도체, 제약, 의료기기 공장들은 직원들이 공장 내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교대로 근무했고 외부와 접촉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방식으로 봉쇄령에 대응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공업정보화부와 상하이시는 4월 중순 업무‧생산 재개에 필요한 원료 확보 과정에서 당국이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화이트리스트 666사를 정했고, 주요 산업지구인 장강델타 서플라이체인을 100% 활용해 원료 조달 및 생산제품 공급 유지, 대체 생산장소 확보를 도모했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물류는 교통규제와 인력 부족, 코스트 급등으로 예전 수준을 되찾지 못하고 있으며 소재, 부품 최종 수요기업인 자동차, 가전 조립공장이 2개월 동안 가동을 중단해 재고가 대량 축적됨으로써 생산 위축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하이는 4월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가 0대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활동이 위축됐으며 하반기에도 봉쇄에 따른 부작용이 중국 경제 침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투자 잇달아…
그러나 화학산업은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페트로차이나(PetroChina)는 7월 말 광시좡족자치구 소재 정유공장의 석유제품 생산량을 감축하는 대신에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신규 건설해 석유화학 유도제품 생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일체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305억위안(약 6조1000억원)을 투자하며 전면 가동은 2025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트로차이나는 광둥성(Guangdong)에서도 2022년 중반 완공 일정으로 그룹 최대 일체화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Zhejiang Petrochemical은 8월 저장성(Zhejiang) 저우산(Zhoushan)에서 23조원을 투자하는 No.3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140만톤의 NCC를 건설하고 PA(Polyamide) 66, 생분해성 수지, POE(Polyolefin Elastomer) 등 고기능 플래스틱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Zhejiang Petrochemical은 저우산에서 No.1 및 No.2 프로젝트를 통해 일체화 투자를 진행했으며 No.3 프로젝트를 완료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국영기업 페트로차이나와 민간기업 Zhejiang Petrochemical 모두 중국 정부의 고기능 화학제품 생산 전환 전략에 따라 기초원료부터 고부가가치 유도제품까지 일관생산할 수 있는 체제 확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바스프(BASF)는 8월부터 광둥성 잔장(Zhanjiang)에서 종합생산기지 페어분트(Verbund)를 건설하고 있다.
1차 공사는 이미 시작해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플랜트부터 가동했으며 NCC와 여러 유도제품 플랜트 건설공사도 시작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최대 100억유로(약 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노펙(Sinopec)은 영국 이네오스(Ineos)와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생산을 위한 50대50 합작기업을 설립할 방침이다. 이네오스는 사이노펙 산하의 Shanghai Secco Petrochemical 지분 50%를 이미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네오스는 2021년 1월 BP의 석유화학 사업을 인수하며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사업 확대를 위한 원료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사이노펙과 연계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신에너지 중심 글로벌 성장 견인
중국은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전기자동차(EV), 연료전지자동차(FCV) 등 신에너지 자동차는 2022년 1-6월 판매대수가 266만대로 2.2배 폭증했으며, 특히 승용차가 209만대를 차지했다.
전체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 가운데 신에너지 자동차 비중이 21.5%로 8%포인트 상승했고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 역시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2022년 말 종료 예정이던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 보조금 혜택을 2023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함에 따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CAAM)는 2022년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대수가 650만대(승용차 600만대)로 85%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대수는 2021년 350만대(승용차 299만대)로 2.5배 폭증하며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대수 약 650만대의 50% 이상을 차지했고, 2022년 하반기에도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투자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2022년 1-6월 신설된 전기자동차 충전소는 130만곳으로 약 4배 폭증했다.
생산 확대와 함께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2022년 1-6월 수출은 20만2000대로 2.3배 폭증했고 50% 수준인 9만7000대 이상이 상하이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테슬라(Tesla) 자동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에너지 자동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는 2022년 1-6월 1205만대로 6.6% 감소했다.
상하이 봉쇄와 베이징(Beijing), 시안(Xian) 등 주요 도시의 행동 제한이 영향을 미치면서 각종 보조금 우대 효과를 약화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CAAM은 2022년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가 2700만대로 3.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