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기업들이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재활용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드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PET 시장은 9000만톤 수준이며 재활용 PET는 970만톤으로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높은 재활용률과 저비용, 저탄소 장점이 부각되면서 MR(Mechanical Recycle) 방식이 주로 채택되고 있다.
그러나 MR로는 안정성과 물성 확보가 어렵고 플래스틱의 완전 순환을 의미하는 폐쇄루프(Closed-Loop)를 충족시킬 수 없어 CR(Chemical Recycle) 방식이 주목받고 있으며 일부는 리사이클 공장 건설 등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PET는 해중합을 통해 모노머로 분해하고 생성된 모노머는 PET의 원료로 재사용이 가능해 MR에서 발생하는 저품질 문제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ET 해중합 기술은 크게 글리콜(Glycol) 분해, 메탄올(Methanol) 분해, 가수분해 3가지로 분류되며 화학기업마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기술을 채택하거나 기술도입을 통해 사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타이의 인도라마(Indorama Ventures), 미국 이스트만케미칼(Eastman Chemical)이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롯데케미칼, SK, 효성, 코오롱이 관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라마, 글로벌 PET 재활용 주도
인도라마는 글로벌 PET 메이저로, 신규제품(Virgin) 뿐만 아니라 재활용제품을 통해서도 글로벌 시장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로 2025년까지 15억달러를 투입해 폐PET 75만톤을 처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원료의 25%를 지속가능한 물질로 사용하기 위해 CR 및 바이오 플래스틱에 80억달러 투자를 결정하고 폐PET 처리능력도 MR과 CR을 통틀어 15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라마의 알로케 로히아 CEO(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인도라마는 PET 생산에 재활용 원료를 40만톤 사용하고 있으나 전체 원료의 2%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CR 기술을 상업화하기 위해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Loop Industry), 네덜란드 Ioniqa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루프의 해중합 기술은 PET 및 폴리에스터(Polyester) 섬유 폐기물을 저온에서 압력을 가함으로써 원료 DMT(Dimethyl Phthalate)와 MEG(Monoethylene Glycol)로 분해하고 정제해 고품질의 재생 PET와 폴리에스터 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oniqa는 폐PET에서 색소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모노머 수준으로 분해해 신규 그레이드의 재생소재를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라마는 주로 해외기업 지분 인수를 통해 현지에서 발생하는 폐PET를 처리해 재활용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앨라배마,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미국 PET 재활용 공장 뿐만 아니라 브라질, 폴란드, 체코 등 남미와 유럽에서도 공장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라마는 2019년 기준 미국, 멕시코, 프랑스, 네덜란드, 타이 등에 총 11개 재활용시설을 보유했으며 이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폴란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9개 시설을 추가로 확보했다.
인도라마는 2022년 10월14일 코카콜라(Coca-Cola) 필리핀 지부와 손잡고 PET병을 다시 PET병으로 재활용하는 BtoB(Bottle to Bottle) 재활용 공장을 개소했다.
필리핀에서 발생하는 폐PET병 20억개를 확보하면서 2025년 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되고, 코카콜라 필리핀 지부 역시 필리핀의 지속가능 목표와 재활용 플래스틱 포장에 대한 순환 경제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트만, 메탄올 분해 기술로 설비 확보 가속화
이스트만케미칼은 테네시 킹스포트(Kingsport)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PET 처리능력이 10만톤에 달하는 메탄올 분해 베이스 해중합 공장을 건설했다.
메탄올 분해는 특정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메탄올을 이용해 PET를 DMT와 MEG로 분해하는 방법이며, DMT의 분리 및 정제가 용이해 고순도 물질을 얻을 수 있으나 메탄올 취급에 따른 방폭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만의 모기업이었던 이스트만코닥(Eastman Kodak)이 엑스레이 필름을 메탄올 분해기술을 통해 재활용하는 해중합 공장을 운영한 바 있어 기존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스트만은 프랑스 노르망디(Normandy)에 유색 및 불투명한 폐PET를 투명한 C-rPET(Chemical Recycled PET)로 생산하는 해중합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폐기물 처리능력은 16만톤으로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이스트만은 최근 해중합 설비의 원재료 확보를 위해 독일 플래스틱 재활용기업 인터제로(Interzero)와 폐기물 원료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트만의 브래드 리치 부사장은 “인터제로와의 협력을 통해 플래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순환성 창출에 전념할 것”이라며 “파트너십을 통한 원료 확보는 해중합 설비 운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맥레인 CFO(최고재무책임자)도 9월 중순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가 개최한 글로벌 스페셜티 및 베이직 컨퍼런스에서 PET 재활용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맥레인 CFO는 “재활용 PET의 중요한 사업모델은 관련기업들에게 지속가능한 탄소감축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대형포장재 소비자나 관련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스트만의 차별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트만은 텍사스에서 PET 해중합 증설 프로젝트 추진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버려진 폴리에스터와 혼합 섬유로부터 플래스틱 15만톤 이상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로 약 850만달러 투자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