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용 8.6세대로 중국과 차별화 … 일본, JOLED 파산으로 시장 침체
삼성디스플레이(대표 최주선)가 일본 JOLED 파산을 반면교사 삼아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공세를 강화한다.
JOLED는 2015년 소니(Sony), 파나소닉(Panasonic), JDI(Japan Display)와 민관 공통투자펀드(INCJ) 합작으로 설립된 OLED 전문기업으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내세워 성장했다.
하지만, 2023년 3월27일 도쿄(Tokyo) 지방법원에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한 민사재생 절차를 신청함으로써 사실상 파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1990년대 글로벌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을 주도했고, 특히 JOLED가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잉크젯 프린팅 OLED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OLED 패널 시장은 소형인 스마트폰과 대형 TV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JOLED는 중형 모니터를 타깃으로 주목했고 양산기술 확립에 실패함으로써 수익성 악화에 밀려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한때 호조를 누렸으나 중장기적으로 수요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2021년 2조2306억원에서 2022년 마이너스 2조850억원으로, 순이익 역시 1조3335억원에서 마이너스 3조195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중국 메이저인 BOE도 순이익이 10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71.0% 격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JOLED는 스타트업으로 LG디스플레이 등 메이저마저 고전할 정도로 시장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볼륨존인 스마트폰이나 TV용이 아니라 의료용 하이엔드 모니터를 주요 용도로 설정한 것도 수익성 개선을 가로막았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JOLED도 수익 개선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자동차용을 공략할 예정이었으나 모니터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탑재 패널도 LCD(Liquid Crystral Display) 수요가 탄탄했기 때문에 잉크젯 프린팅 OLED 패널이 적용되기에는 시기상조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에는 TV용 시장 진출을 위해 볼륨이 작은 하이엔드 모니터용은 노미(Nomi) 사업장에서 양산하는 한편, 대형 패널은 중국 TCL CSOT에게 라이선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코로나19로 패널 시장이 불황에 빠짐으로써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JOLED는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판매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노미, 치바(Chiba) 사업장은 폐쇄하고 연구개발(R&D) 등 기술개발 부문은 JDI 산하에서 다시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JOLED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 뿐만 아니라 플렉서블(Flexible) OLED 패널, 백플레인 TAOS(Transparent Amorphous Oxide Semiconductor) 등 다양한 독자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만약 JDI가 CSOT와 파트너가 된다면 대형용 잉크젯 프린팅 OLED 기술 개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JOLED의 파산은 일본 디스플레이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잉크젯 프린팅 OLED 기술은 장치와 소재 조율이 중요하며 장치 분야에서는 최근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이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개발을 중지했다.
소재 분야는 고분자 도포형 발광소재를 JOLED에게 공급해온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과 저분자 분야를 주도해온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그룹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으나 JOLED 파산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옴디아(Omdia)는 JOLED가 대형 시장에서 프로세스를 확립해 기술 라이선스를 늘렸다면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구도가 계속 이어졌을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산업은 JOLED 파산을 계기로 일본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함으로써 LCD 중심의 중국과 OLED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한국으로 양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에게 1위 지위를 넘겼으나 OLED 패널만 보면 시장점유율 71.0%로 28.0%인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생산을 중단하고 자발광 기술인 QD(Quantum Dot)-OLED로 기술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했으며, LG디스플레이 역시 2022년 12월 TV용 LCD 패널 국내 생산 종료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현재 LCD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 노트북 시장의 중심을 OLED로 빠르게 전환하고 중국과의 차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규 IT용 OLED 라인은 2026년 완공 예정이며 생산능력 1000만대 수준을 갖추어 전체 매출에서 IT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5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