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 시장 침체가 예상 밖으로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후유증이라고 하나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해 2023년이 가기 전에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중국이 2022년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집하고 도시 봉쇄에 나서면서 나타난 경기침체는 2022년 말 이동 자유화 조치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부동산 버블에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중지가 겹치면서 장기화할 조짐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도 경기 호조를 낙관한 나머지 제로 금리를 즐겼으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1조달러에 달하는 재정을 지출한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2022년부터 기준금리를 0.25-0.75%까지 올리는 시행착오를 거듭함으로써 경기가 식어가고 있다. 중국을 잡겠다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 기술 규제를 강화하고 중국과의 무역마찰을 장기화하고 있는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풀 꺾인 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로 치솟았으나 OPEC+가 하루 200만배럴 감산에 166만배럴 추가 감산을 발표했음에도 70달러대 중반으로 떨어진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중국 수요 부진에 미국까지 드라이빙 시즌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석유화학 시장이 짧은 기간에 회생하기 어려운 반증이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22년 하반기부터 적자로 시름하고 있는 가운데 언제 흑자로 돌아설지 확신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미국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으나, 중국은 아시아 석유화학 시황을 좌우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정적이다.
중국은 자급화를 서두르면서 신증설을 확대했으나 부동산 버블이 장기화하면서 건축자재용 화학소재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자동차용까지 부진해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견제로 반도체용 화학소재까지 멍들 조짐이다.
국내 석유화학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뚝 떨어진 이유이다. 석유화학 플랜트는 가동률 80-85%가 마지노선으로 인식되고 있어 봄철 정기보수 집중을 고려하더라도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산단지는 가동률이 35% 수준으로 추락해 빈사 상태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이 중심인 롯데케미칼은 2023년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이 4조93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62억원으로 1조원 이상 줄어들어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특히, 동남아·미국 사업이 부진했다. 롯데티탄은 매출 5749억원에 영업이익 마이너스 736억원, LC USA는 매출 1267억원에 영업이익 마이너스 279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변동성과 성수기 진입을 고대하고 있으나 불확실하다.
석유화학 불황은 롯데케미칼에 그치지 않고 있으며 국내 석유화학기업 대부분이 적자를 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단시간에 불황이 해소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해 걱정이 크다.
문제는 정기보수 집중을 통해 공급을 줄임으로써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시세 반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는 점이다. 5월 초 모노머를 중심으로 일제히 폭락세로 돌아선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석유화학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