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오, 발효기술 활용해 갈릭산 상업화 … KAIST, 생산효율 20배
바이오 플래스틱 생산 효율화가 진척되고 있다.
일본 카오(Kao)는 효소를 활용해 바이오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카오는 일상용품, 화장품 분야에서 축적한 효소 기술을 응용해 각종 아미노산(Amino Acid) 발효에 사용하는 코리네형 세균을 스마트 셀(생물세포) 설계로 개량함으로써 글루코스를 원료로 방향족 화합물인 갈릭산(Gallic Acid)과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원료 4,3-AHBA(4-Amino-3-Hydroxybenzoic Acid) 생산에 성공했다.
2가지 모두 상업생산 시기는 미정이지만 갈릭산은 반도체 등에 사용돼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화학사업부에서 조만간 상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오는 사업 활동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2)를 2040년까지 제로(0)화하고 2050년에는 네거티브화하는 것을 목표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에 기여하는 신제품 및 서비스,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 발효생산을 주목하고 있다.
미생물이 체내에서 물질을 만들어내는 성질을 이용해 특정 성분을 만들게 하는 발효생산은 기존 제조 프로세스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환경부하 경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방향족 화합물은 이용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미생물 안의 대사경로 단계가 많고 복잡해 발효생산에서 상업적 활용이 한정돼 있으나, 카오는 약 40년 전부터 축적한 미생물 활용 세제용 효소 생산 연구 노하우를 이용해 방향족 화합물인 갈릭산과 4,3-AHBA를 코리네형 세균을 개량해 발효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갈릭산은 코리네형 세균에 여러 갈릭산 생산경로를 도입하고 부산물 생산 대사경로 억제에도 성공했다.
카오가 개발한 코리네형 세균은 글루코스에서 갈릭산으로 변환능력이 기존 코리네형 세균보다 1.8배 우수하고 제조코스트 감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을 응용해 안정적이면서 저가의 갈릭산을 공급할 수 있는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갈릭산은 옻나무과 식물에 생기는 오배자로부터 추출한 식물 폴리페놀(Polyphenol)의 일종으로 전자기기 반도체, 보일러용 방청제 원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식물 베이스이기 때문에 수량이 안정적이지 않고 생산지도 한정돼 있다.
카오는 앞으로 갈릭산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기존 삼림을 옻나무로 대체하지 않고도 수만톤 수준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4,3-AHBA는 글루코스를 원료로 생산하는 방법이 확립되지 않았으나 유사성분이 코리네균 안에서 생성된다는 점을 이용하고 독자 개발한 효소를 코리네형 세균에 도입함으로써 생합성경로 구축에 성공했다.
최근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해 PLA(Polylactic Acid)와 바이오매스 베이스 플래스틱 보급이 진행되는 가운데 내열성을 발현하는 EP 원료가 한정돼 있으나 카오가 개발한 기술로 바이오매스 베이스 플래스틱용 원료 다양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오는 4,3-AHBA가 상업적으로 새로운 화학물이기 때문에 물성, 중합방법 등 연구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고분자로 이용하고자 하는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활용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 플래스틱을 생산하는 효율을 20배로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은 높은 효율로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 플래스틱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과 미생물 기반 바이오 전환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기화학 전환 반응이 일어나는 전해조에서 이산화탄소가 탄소 1개로 이루어진 포름산(Formic Acid)으로 전환되면 포름산을 미생물 배양이 진행되는 발효조에 공급해 미생물 커프리아비더스 네케이터(Cupriavidus Necator)가 섭취한 뒤 바이오 플래스틱을 생산한다.
하이브리드 개념은 전기화학 반응의 낮은 효율과 미생물 배양 조건 차이 등 문제로 생산성이 매우 낮거나 비연속적 공정에 그친다는 단점이 있으나, 연구팀은 전해액인 동시에 미생물 배양 배지로 이용할 수 있는 생리적 호환이 가능한 양극 전해액을 개발하고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기체 확산 전극을 사용해 높은 생산성으로 포름산을 제조했다.
전해액에 포름산을 포함시켜 발효조에 공급함으로써 미생물 배양에 쓰이게 하고 전해액만 다시 필터를 통과해 전해조로 순환되도록 해 4평방센티미터 전극에서 바이오 플래스틱 PHB(Polyhydroxyvalerate) 1.38그램 생산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의 그램 수준 생산이며 기존 연구성과보다 생산성이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현주 교수는 “바이오 플래스틱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물질 생산에 응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기술로 많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