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화학공업용 차아염소산나트륨(차아염소산소다) 수요 부진에도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요는 1990년대 100만톤을 넘었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 9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2022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회복한 2021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요 자체는 안정적이나 원료, 전력, 운송비 등 코스트 상승으로 가격이 인상됨으로써 수요기업들이 사용량을 줄이려는 경향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다양한 용도에서 필수소재로 투입되며 화재 시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하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체제 유지 및 강화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판매량 회복 실패
일본은 2022년 차아염소산나트륨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공업적으로는 가성소다(Caustic Soda)에 염소가스를 주입해 생산하며 무색투명한 액체로 강한 염소 냄새가 나고 공기, 열, 빛 등에 대단히 불안정해 방치하면 서서히 유효염소를 상실하기 때문에 장시간 운송 및 보관에 취약한 편이다.
일본은 전해기업이 주변에 공급하는 생산지 소비제품으로 인식되고 있고, 대량 소비하는 수요기업 중 일부는 식염용액을 전해산화시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얻는 온사이트(On Site) 설비를 도입하고 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수요비중 측면에서 2022년에는 소독·살균 중심의 상하수도용, 산화 등 화학반응용 중심 화학공업용, 잉크 제거 및 표백에 쓰이는 종이·펄프용 3개 분야가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했다.
화학공업용은 31만1425톤으로 전년대비 1.1%, 종이·펄프용은 5만8645톤으로 0.5%, 식품용이 2만3471톤으로 3.0%, 상하수도용이 15만6756톤으로 3.0%, 수·배수처리용이 5만2580톤으로 5.3%, 전체 판매량도 86만4451톤으로 1.3% 감소했다.
상하수도 분야는 기후와 깊게 연관돼 있으며 비가 적게 오면 수질이 나빠져 상수도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 사용이 증가하고, 비가 많이 오면 하수도에서 처리하는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상하수도의 차아염소산나트륨 소비량은 태풍이 연속 상륙하거나 하천이 크게 범람하는 등 자연재해 수준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면 크게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2022년에는 여름 장마가 극단적으로 빨리 끝날 것으로 예측됐으나 장마가 끝난 후 오랫동안 비가 계속되면서 최종적인 여름 장마 기간이 평년 수준으로 집계됐다. 레저 및 수영장 분야 수요도 2021년보다는 증가했으나 폭염으로 사람들의 외출이 줄어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학교 수영수업은 개별 현장의 판단으로 진행됐으나 2023년에는 일정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탁 관련 분야에서는 요식업 시장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테이블보 등에 대한 세탁 수요가 상당 부분 회복되고 있다.
종이·펄프 수요는 폐지 소비가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 여행객에 의한 소비가 없어졌기 때문에 호텔용 화장실 휴지 관련 분야 등에서 회복이 크게 늦어지고 있으나 2023년에는 한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여행객의 입국 건수가 회복되는 추세여서 관련 수요도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차아염소산나트륨 판매량이 1996년 110만톤을 상회했으나 2004년 100만톤이 붕괴된데 이어 2016년에는 90만톤마저 무너졌다.
1996년에는 종이·펄프용 수요가 18만3790톤에 달했으나 2022년 12만5000톤으로 감소했고, 2004년에는 상하수도 수요가 24만7469톤으로 정점에 가까웠으나 2022년에는 9만톤으로 격감했다.
종이·펄프 분야에서는 환경부하를 줄이기 위해 탈염소화 트렌드에 따라 무염소표백법(Elemental Chlorine Free) 일환으로 과산화수소 등으로 대체하고 있고, 상하수도 분야에서도 액체염소를 대체하기 위해 수요가 늘어났으나 오사카(Osaka), 도쿄(Tokyo)를 중심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 정비의 영향으로 프로세스 전반에서 염소 사용량이 줄어들어 총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화학공업·상하수도용, 수요 증가세 계속…
화학공업용 수요는 다른 분야와는 상반된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화학공업 분야는 1996년에서 2022년 수요가 증가해 판매량 기준으로 1996년부터 2022년까지 2만톤 증가했으나 전체의 70%가 기타용으로 분류돼 자세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종이·펄프용 수요비중은 하락추세가 일정했으며 1996년 16%에서 2022년 7%로 줄어들었다.
상하수도용도 2004년 25%에서 2022년 18%로 하락했다.
반면, 화학공업용은 1996년 26%에서 2022년 36%로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새로운 용도 개발이 기대되나 한때 주목받은 선박 평형수(Ballast) 처리 분야는 채용이 늘어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전체적인 수요 증가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도용 수요에서 높은 그레이드인 특급제품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수의 수질에 따라 염소 주입률이 높을 때와 여름에 고온으로 약품의 염소산 농도가 증가할 위험이 있을 때 등 염소산에 관한 수질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특급 그레이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수도협회(JWWA) 규격 기준 특급은 염소산 농도가 kg당 2000밀리그램 이하로 규정돼 있으나 시장에는 100밀리그램 이하의 고품질 그레이드도 유통되고 있다.
간토(Kanto) 지역은 특급을 자주 사용하며 특급을 생산하는 전해기업도 일본 동부지역에 집중돼 있다.
간토에서 도아고세이(Toa Gosei), 레조낙(Resonac), AGC Chemicals, 야마가타현(Yamagata)에서 도소(Tosoh), 니가타현(Niigata)에서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시즈오카현(Shizuoka)에서 Nippon Light Metal이 특급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 서부지방에서는 도아고세이의 도쿠시마(Tokushima) 공장이 유일하게 특급을 생산하고 있지만 원수 상황에 따라 특급에 대한 니즈가 존재하기 때문에 서부 전역 사업장도 특급 생산체체 전환이 예상된다.
또 액체염소를 사용하고 있는 정수장이 아직 일부 남아 있어 앞으로 특급 전환이 확대돼 일정부분 수요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운전자 부족에 고령화로 물류난 “심각”
안전 측면에서는 2024년 다가올 물류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현재는 트럭 기사들의 시간 외 노동시간이 연평균 1300시간이지만 2024년 4월부터 상한 960시간 규제가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단순 계산으로 수송능력이 34% 저하될 가능성이 있으며 대다수 인력이 중노동 분야인 화학제품 수송 대신 소형화물 분야로 옮겨갈 수 있어 물류 개선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이미 수년 전부터 운전자 부족 및 고령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됐기 때문에 시간 외 노동 할증임금, 근무시간 인터벌 제도 적용 등도 검토되고 있다.
일부 화학기업들은 화이트 물류를 추진해 트럭기사 수하역 작업 감축 및 대기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지역 혹은 산업단지 단위로 공동 물류를 추진하고 있다.
2사가 각각 중형 트럭을 이용해 같은 방향으로 수송했던 화학제품을 대형 트럭 1대에 함께 싣으면 기사 수를 1명으로 줄일 수 있으며 전국 단위로 확대 적용하거나 왕복 수송에 활용하면 화학제품 물류 효율화 효과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차아염소산나트륨 분야에서는 이미 소형 로트 배송이 어려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소규모 정수시설이라도 차아염소산나트륨의 필수성 및 중요성은 대형 시설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상세 대응계획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윤우성 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