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C, 미국 커빙턴 1공장 준공 … 와이씨켐, 소재 3종 하반기 공급
국내기업들이 반도체용 유리기판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발전이 한계에 부딪힌 상태에서 인공지능(AI) 등 대용량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기 위한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유리기판은 표면이 매끄럽고 큰 면적의 사각형 패널로 만들 수 있어 초미세 선폭 반도체 패키징 구현에 적합하며 중간기판이 필요하지 않아 두께를 줄이기 쉽고 다른 소재에 비해 전력 소비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리기판 선도기업인 SKC는 최근 준공한 자회사 앱솔릭스의 조지아주 커빙턴(Covington)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 공장에 미국 정부로부터 7500만달러(약 1023억원) 수준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수혜는 반도체 칩 생산기업을 제외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빙턴 1공장은 세계 최초의 유리기판 양산공장으로 생산능력은 1만2000평방미터이며 앱솔릭스는 7만2000평방미터 이상의 2공장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앱솔릭스는 2022년 11월 커빙턴 1공장을 착공해 현재 시험가동하고 있으며 2024년 2분기 중 자체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요기업 인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SKC 관계자는 “미국의 보조금 지원은 세계 최초 유리기판 상업화를 앞둔 앱솔릭스의 기술력과 반도체 패키징에서 유리기판의 중요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3월 주주총회 직후 주요 수요기업인 미국 반도체 생산기업의 요구에 대응해 유리기판 연구개발(R&D)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서 2026년까지 유리기판 양산체제를 갖추겠다고 발표했으며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와 유리기판 공동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는 “세종 사업장에 2024년 파일럿 라인을 만들고 2025년 유리기판 시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켐트로닉스는 삼성전기와 유리기판 공급망 구축과 연구개발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필옵틱스는 2024년 3월 유리관통 전극제조(TGV: Through Glass Via) 양산 장비를 공급하면서 차별화된 유리기판 가공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리·디스플레이 장비 전문기업 필옵틱스 생산제품은 수십만개 수준의 유리기판 전극 통로를 1-2시간만에 가공할 수 있는 처리능력을 보유해 글로벌 메이저인 독일 LPKF Laser & Electronics의 TGV 설비에 비해서도 우수한 수율과 스펙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영 필옵틱스 수석은 “TGV 설비는 베어 글래스에 무수히 많은 홀을 정확한 위치에 원하는 크기로 빠르게 뚫어야 한다”며 “TGV 설비로 가공한 베어 글래스에 구리 도금(Cu Plate)을 입힌 후 필옵틱스가 개발한 DI(Direct Imaging) 노광기로 패턴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와이씨켐은 포토레지스트·박리제·현상액 등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소재 3종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테스트에 착수했으며 반도체 에칭 유리기판의 균열을 보호하는 특수 폴리머 유리 코팅제의 성능도 업그레이드해 2024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와이씨켐 관계자는 “2023년 개발을 완료한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소재 3종이 양산 인증 평가에 들어갔으며 수요기업의 일정에 맞추어 2024년 하반기부터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DNP(Dai Nippon Printing)는 2023년 3월 반도체 패키지 유리기판 개발에 성공하고 양산 시점을 2027년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글로벌 반도체 기판 1위인 일본 이비덴(Ibiden) 역시 2023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유리기판 연구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은 2023년 71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서 2028년 84억달러(약 11조600억원)로 연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