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SM(Styrene Monomer)에 대한 반덤핑 판정을 둘러싸고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중국이 SM을 대량 신증설한 가운데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공급이 남아돌자 중국기업들이 한국, 일본 수출을 확대하고 있가 때문일 것이다. 중국의 수출공세가 일시적 현상인지, 장기화할 것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으나 국내 SM 생산기업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도 공급이 남아도는 가운데 중국산이 밀려들고 있으니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SM 생산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쉽게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6월27일 개최한 중국산 SM 반덤핑 관련 이해관계자 회의에서도 한화토탈과 LG화학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대50으로 합작했으니 한화 편을 들 것은 이미 예상됐다.
한화토탈과 여천NCC는 중국산 SM 수입을 막기 위해서는 반덤핑관세 부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산이 대량 유입되면서 공급과잉이 확대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이 제조원가 미만에 유입되고 있다는 주장은 조사가 필요하나 당장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한국산 SM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는 2018년부터 5년간 한국산 SM에 6.2-7.5%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2024년부터 5년간 추가 연장을 결정했다.
반면, LG화학은 중국산 반덤핑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중국산과 함께 일본산 수입도 활발한 마당에 중국산 수입을 규제하는 효과가 크지 않고 무역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한국산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분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LG화학은 2019년부터 대산 플랜트를 시작으로 SM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롯데케미칼과 장기 수급계약을 맺음으로써 중국산이나 일본산 유입을 막을 이유가 없다. 2023년 기준 SM 수입바중은 중국 34%, 일본 28%, 타이완 16%, 사우디 10%이고 2024년 들어서는 1-3월 기준 타이완 41%, 일본 35%, 중국 13%로 중국기업들이 반덤핑 규제에 대비해 수출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M은 주로 PS(Polystyren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생산에 투입되고 합성고무, 열경화성 수지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중간 모노머이나 한국이나 일본은 벤젠, 에틸렌 등 원료 코스트가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군다나 중국이 아직도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을 대량 수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반덤핑관세 부과는 숙고할 필요가 있다. 석유화학제품 전체로 무역분쟁이 확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산 수입을 규제하고 있으나 반덤핑관세율이 미국산 13.7-55.7%, 한국산 6.2-7.5%, 타이완산 3.8-4.2%로 그리 높지는 않은 편이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반덤핑 규제에 앞서 스스로가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코스트 경쟁력은 외면한 채 반덤핑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