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수 경쟁 심화로 해외진출 가속화 … 자동차‧반도체 소재 타격
중국이 첨단소재 분야에서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4년 산업기본정책을 통해 전기자동차(EV), 바이오 의약품, 신에너지, 항공‧우주 등 기존부터 강조해온 주요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은 신소재, 첨단 의약품 생산설비, 바이오 제조업, 5G(5세대 이동통신) 및 6G 등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핵심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지원금을 활용한 생산능력 확대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를 비롯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용 탄소섬유, 태양광 봉지재용 EVA(Ethylene Vinyl Acetate), POE(Polyolefin Elastomer) 등이 대표적이나 소재별로 수급 상황이 달라 일부에서는 경쟁 회피를 위한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POE는 LG화학, 다우(Dow), 엑손모빌(ExxonMobil),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등이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국산화가 늦었고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약하기 때문에 내수시장에서의 수익성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완후아케미칼(Wanhua Chemical), Satellite Petrochemical 등이 상업생산을 시작하면서 생산능력 80만톤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EVA는 중국 생산능력이 이미 200만톤을 넘어 화동지역 거래가격이 1년만에 40% 가까이 폭락했고, 합섬원료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역시 최근 1년 사이에만 생산능력 1500만톤이 추가되는 등 공급과잉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반도체 분야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서 공급부족이 심화되며 신증설 투자가 늘었으며 현재는 재고과잉으로 수익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전기자동차(EV)와 연료전지자동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NEV) 생산대수가 2023년 1-11월 83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36% 급증했으나 2023년 말 기준으로 재고가 40만대에 달하기 때문에 자동차 뿐만 아니라 관련 소재까지도 수익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 첨단산업에 투입되는 다양한 소재 분야에서 중국기업들이 내수 경쟁을 피해 해외진출에 나서면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싱가폴에서는 쉘(Shell)이 중국산 화학제품 유입에 밀려 인도네시아 CAP(Chandra Asri Petrochemical)에게 정유공장을 매각했으며 인수전 당시 후보로 떠오른 4사 가운데 3사가 CNOOC 포함 중국기업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중국기업들이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