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T병 수요 급증에 가동률 80% … 인도라마는 감축 단행
중국이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가동률을 올리고 있다.
중국은 소비심리 냉각으로 합성섬유용 PTA 수요가 감소했으나 여름철 무더위로 음료용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용 수요가 급증 추세를 나타냄에 따라 PTA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6월 말까지 60-70% 수준이었던 PTA 가동률을 8월 중순 80%로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아시아 최대의 PTA 소비국으로 전체 수요의 약 80%를 폴리에스터(Polyester) 섬유용, 나머지는 PET병과 같이 수지 가공제품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섬유용 수요는 2024년 춘절 이후 증가가 기대됐으나 2023년 축적된 과잉 재고 영향과 패션 시장 침체로 예상만큼 회복되지 못했다.
반면, 수지용은 무더위로 PET병 생산량이 급증함에 따라 5월 이후 출하가 활발했고 중국 생산기업들은 가동률을 80%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PTA 용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합성섬유용 수요가 당분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생산기업들의 신증설 투자가 여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잉여물량을 대부분 수출에 투입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2023년 하반기 이후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인디아 수출이 주목된다. 인디아 표준규격국(BIS)은 국가기준 적용을 강화하며 중국산 유입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기업들이 튀르키예와 베트남 수출에 주력하고 있어 2024년에도 인디아 수출은 감소하고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세관총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수출량은 인디아 57만7000톤, 튀르키예 40만2400톤, 베트남 20만1800톤에 달했으나 하반기 이후 인디아 수출이 급감하며 2024년 상반기 8만1300톤에 그쳤다.
대신 튀르키예 수출이 50만1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20% 급증했고, 베트남 수출은 39만2200톤으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튀르키예는 2023년 대지진 피해로 DMT(Dimethyl Terephthalate) 생산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해 대체수요가 많은 편이고, 베트남은 중국산 수송운임이 낮아 최종제품 형태로 수입하는 양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PTA 수요는 최근 회복이 기대되고 있으나 중국과 아시아 시황은 서로 다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앞으로도 중국과 아시아 모두에서 PTA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나 다른 한쪽에서는 유럽과 중동 수요 증가로 컨테이너선이 집중 투입되면 아시아 컨테이너 부족이 심화되기 때문에 시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인도라마(Indorama Ventures)는 PTA 생산능력 감축에 나섰다.
글로벌 PET 메이저인 타이 인도라마는 PET 42만6000톤과 원료 PTA 70만톤을 생산하는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 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캐나다 몬트리올(Montreal)의 PTA 60만톤 플랜트 가동까지 중단하는 등 생산체제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PTA는 전체 생산능력의 10% 상당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부터 종합산화물 사업으로 분류한 EO(Ethylene Oxide)와 다른 유도제품 생산체제도 재정비하고 있으며 PET 및 PTA 생산 중단을 통해 수익 개선
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종합산화물 사업에서는 2020년 헌츠만(Huntsman)으로부터 인수한 EO, 계면활성제를 생산하는 오스트레일리아 공장을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PET 체인은 중국의 생산능력 확대로 수익이 악화돼 생산체제 재정비가 시급한 상태이다.
중국은 2024년 상반기 PET 가동률이 75-80%로 2019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나 수출량은 70% 수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아시아와 중동에 수출했다.
인도라마는 최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이 악화됨에 따라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ROCE(사용자본이익률)가 낮은 지역의 사업을 재정비 대상으로 분류했고 네덜란드 공장 폐쇄, 캐나다 및 오스트레일리아 사업 정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재정비 대상으로 분류했던 사업장 중 인도라마 그룹의 최대 생산기지인 미국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Corpus Christi) 사업장이 주목받고 있다. 코퍼스크리스티 사업장은 2023년 코스트 상승, 고금리, 인력 부족으로 이미 가동을 중단하고 감원했으며 섬유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