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산업은 최근의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이 2026년경 종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23년 kWh당 149달러(약 20만4100원)였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평균 가격이 2024년 말 111달러로 낮아지고 2026년에는 82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2026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않고도 전기자동차 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경제적 관점에서 2026년에는 배터리 기술 혁신과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 하락 등으로 전기자동차 수요가 강력하게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산업은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밀도를 높일 수 있는 셀투팩 등 기술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또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료 및 소재 가격이 최근 3년 사이 최저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코미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10월17일 기준 kg당 70.5위안(약 1만3570원)으로 2022년 11월1일 사상 최고인 581.5위안을 기록한 이후 약 88% 급락했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 가격 중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파악된다.
또 배터리 셀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니켈 역시 톤당 1만6630달러 수준으로 2022년 3월 기록한 최고가 4만2995달러 대비 60% 가량 급락했고 3원계 소재인 망간이나 코발트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기자동차 제조원가에서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하며 배터리 제조원가 중에서도 양극재, 음극재 등 주요 소재 비중이 약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원료 및 소재 가격 하락은 배터리 셀 제조 및 전기자동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의 저가 모델 출시도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Barclays)의 헤닝 코스만 애널리스트는 “2024년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유럽에서 100개 이상의 전기자동차 모델을 출시하고 2025년 약 70개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르노(Renault)는 최근 열린 파리(Paris) 모터쇼에서 저가 전기자동차를 선보이며 전기자동차 판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Citroen)은 가격이 2만3300유로(약 3461만원)인 시트로엥 E-C3 소형 전기자동차를 공개한데 이어 2025년 상반기 1만9999유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고, 르노 역시 콤팩트 전기자동차인 르노 4 E-Tech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가격은 3만5000유로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완성차기업의 경량화 노력과 가격 하락은 전기자동차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테슬라(Tesla)는 차체와 부품을 한번에 찍어내는 기가캐스팅과 배터리 팩을 차체 구조물로 활용하는 셀투섀시(Cell to Chassis) 기술로 배터리 공간을 최적화하고 무게도 감소시킬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울산에 기가캐스팅과 비슷한 방식의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전기자동차 양산시 하이퍼캐스팅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