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 벤츠에게 원통형 대량 공급 … 삼성SDI, GM과 각형만 생산
K-배터리는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돌파를 위해 폼팩터 다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은 10월8일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계열사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으며 2028년부터 10년 동안 50.5GWh를 공급해 계약금액이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수주물량을 고려할 때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주목받는 46시리즈를 공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용량을 5배, 출력을 6배 높이고 주행거리는 16% 늘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2번째 북미 단독공장으로 생산능력 36GWh를 목표로 2024년 4월 착공했으며 2026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10월 46시리즈를 통해 수요기업의 범위를 전통 완성차기업까지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엘앤에프(대표 최수안)는 양극재 뿐만 아니라 원료 조달부터 리사이클링까지 배터리 사업 다변화를 통해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외형 확대 및 수익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엘앤에프 이병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배터리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인 신규 폼팩터 46파이용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금양(대표 류광지)은 3월 국내 최초로 글로벌 완성차기업 테슬라(Tesla)의 주요 전기자동차에 장착된 4680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높고 1회 충전당 주행거리를 44% 가량 늘릴 수 있는 4695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한 바 있다.
현재 부산 기장군에 제2공장(기장 드림팩토리 #2)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5년 6월부터 4695 배터리 1억셀 양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SK온(대표 유정준·이석희)은 각형 배터리 양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산 2·3공장 생산라인 개조 및 증설에 약 1조7000억원을 투입했으며 서산2공장에서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중국 지리자동차(Geely Automobile)에게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파우치가 아닌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단락 차단 등 안전장치가 있어 화재가 발생해도 주변 전이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유럽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SK그룹은 2024년 6월 중국 저장지리홀딩(Zhejiang Geely Holding) 그룹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리자동차의 기술·연구개발(R&D)·해외협력 담당 임원진이 7월 서산공장을 방문해 배터리 제조공정과 수율 등을 실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그룹은 세계적 모빌리티 테크기업으로 산하에 지리자동차, 스웨덴 볼보(Volvo), 프리미엄 전기자동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 영국 고성능 자동차 로터스(Lotus) 등을 두고 있으며 SK온은 2023년 11월 폴스타와 2025년부터 생산 예정인 폴스타5용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온은 시장 요구에 따라 배터리 폼팩터를 다변화하기 위해 파우치형에 이어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했으며 2027년 말 양산을 계획했으나 1년 정도 시기를 앞당겨 3대 폼팩터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SDI(대표 최윤호)는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기업을 통해 각형 배터리만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2024년 8월 GM과 미국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계약했다. 양사는 2023년 3월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부지 선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약 35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투자해 초기 생산능력 27GWh 공장을 건설하며 앞으로 36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SDI가 북미 현지에서 완성차기업과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스텔란티스(Stellantis)에 이어 2번째이다. GM과의 합작법인은 인디애나 뉴칼라일(New Carlisle)에 설립하며 부지가 277만평방미터(약 84만평)에 달한다.
삼성SDI-GM 합작법인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베이스로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앞으로 GM이 출시할 전기자동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밀도로 주행거리가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금속 소재의 외관과 안전장치(Vent)를 탑재해 안전성 측면에서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는 “북미지역 1위 완성차기업 GM과의 업무협약 이후 굳건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프리미엄 배터리 생산기지를 마련하게 됐다”며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력을 담은 프라이맥스(PRiMX) 배터리로 GM의 시장 리더십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