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화학산업 수익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증설을 멈추지 않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이 7325만톤, 2030년에는 9600만톤으로 확대되며 2030년대 1억톤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화학대국을 넘아 화학강국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고부가가치 투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기업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메이저까지 에틸렌 신증설을 확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공급과잉 해소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화학, 매출 감소에 수익성 악화
중국은 2025년 상반기 정유 부문의 매출이 2조3371억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감소하고 최종이익은 마이너스 2억위안으로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학 부문은 매출이 4조7500억위안으로 1.7% 증가했으나 최종이익은 1996억위안으로 5.5% 감소했고,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은 매출이 6829억위안으로 5.2%, 최종이익은 1834억위안으로 1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산업 전체 매출은 7조7700억위안으로 2.6%, 최종이익은 3810억위안으로 1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CPCIF는 석유‧화학산업 전반의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통상마찰로 수출이 감소함에 따라 모든 부문에서 침체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화학산업 중에서 농약, 페인트, 합성고무는 매출과 최종이익이 모두 증가했고 에틸렌, 메탄올(Methanol), 폴리에스터(Polyester) 생산 및 소비량이 10%대 급증함으로써 전체 유기‧무기화학제품 생산량은 7%, 소비량은 6% 증가하는 등 품목별 희비가 교차했다. 일부 품목은 미국과 무역마찰을 앞두고 재고 확충을 위해 구매에 나선 수요기업들이 많아 호조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CPCIF는 중국 정부가 2025년 7월부터 공급과잉 해소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특히 화학 플랜트는 에너지 절감 및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설비를 중심으로 폐쇄시키고 있어 수년 안에 공급과잉 상황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화난(Huanan) 지역과 같이 대규모 에틸렌 크래커 신증설이 활발한 지역도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생산능력 감축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첨단산업 투자하며 화학 신증설 계속
중국 정부는 과당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화학제품을 포함해 다양한 공업제품 시장에서 수급밸런스 확보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공급과잉 및 과당경쟁이 심각한 대표 산업으로는 석유화학과 자동차산업이 주목되고 있다.
중국은 자동차 판매대수가 2025년 상반기 1500만대를 넘을 정도로 고도성장하고 있으나 영업이익 흑자를 거둔 생산기업은 13곳에 그치며 합계 영업이익이 글로벌기업 1사보다도 적어 저수익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철강, 비철금속, 건축자재 등 10개 업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6개 업종은 내수 수준에 걸맞는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산업이 생산능력 감축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계자들은 석탄화학, 태양전지, 풍력발전, 평판유리, 폴리실리콘(Polysilicon)이 6개 업종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1990년대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하며 경제 성장을 유도했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당시에도 신증설 투자를 계속했기 때문에 정부 목표인 연평균 5% 성장을 유지하며 투자를 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제조업 투자가 7.5% 증가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화학산업은 범용소재 뿐만 아니라 정밀화학 분야에서도 신증설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는 앞서 2022년에도 정유공장과 화학 플랜트 에너지 절감 기준 강화를 통해 정유공장 및 화학 플랜트 신증설을 제한 혹은 금지하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영기업 중심으로 신증설이 이어졌고 공급과잉 해소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공업정보화부는 2025년 7월 관계부처 4곳과 함께 최초 상업가동 후 20년 이상 경과한 위험화학제품 생산설비를 대상으로 새로운 안전검사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신증설 억제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검사 절차를 2026년 가을 이후에야 시행할 예정이어서 단기적으로 생산능력 감축 혹은 가동률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민영기업 중심 에틸렌 투자 계속 확대
중국 내륙부에서는 최근 사이노펙(Sinopec)과 페트로차이나(PetroChina)가 일체화 투자를 다수 추진하고 있으며 민영 화학기업들도 여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Fuhai Tangshan Petrochemical이 허베이성(Hebei) 탕샨(Tangshan)에서 추진하고 있는 에틸렌 투자는 2025년 8월 말 에너지 절감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Bohai 그룹은 허베이성(Hubei) 차오페이뎬(Caofeidian)에서 에틸렌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2025년 7월 1차 환경영향평가 결과 유도제품 플랜트 포함 총 345억위안(약 6조9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오페이뎬은 중국 7대 국가석유화학 기지 중 하나로 민영 코크스 메이저 Risun 그룹도 장기간에 걸친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프로젝트를 통해 2030년을 목표로 에틸렌 생산능력 400만톤을 건설하고 있다.
Bohai 그룹은 앞으로 무역마찰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에틸렌 원료 다양화를 도모하고 있다. 차오페이뎬에서는 중국과학원이 개발한 나프타(Naphtha)-메탄올(Methanol) 커플링 분해기술을 채용한 에틸렌 35만톤 크래커와 에탄(Ethane), LPG(액화석유가스)를 투입하는 에틸렌 65만톤 크래커 등 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밖에 부타디엔(Butadiene) 추출설비도 건설하며 중국에서 사이노펙이 유일하게 성공한 EVOH(Ethylene Vinyl Alcohol) 사업화와 폴리올레핀(Polyolefin), PVC(Polyvinyl Chloride), EVA(Ethylene Vinyl Acetate)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쑤성(Jiangsu) 롄윈강시(Lianyungang)에서는 Shenghong이 No.2 에틸렌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2022년 일체화 단지를 가동한 후 블루 메탄올을 생산하는 등 성과를 냈음에도 투자 코스트가 커 2024년 최종 영업적자 22억위안을 기록했기 때문에 투자 지속이 가능할지 의문시되고 있다.
엑손모빌‧아람코‧쉘도 생산능력 대폭 확대
글로벌 메이저들도 중국 에틸렌 신증설에 가세하고 있다.
엑손모빌(ExxonMobil), 아람코(Saudi Aramco), 쉘(Shell)은 화난지역에서 대규모 에틸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완공 후 중국 뿐만 아니라 동남아, 인디아 수출허브로 이용할 예정이어서 중국발 공급과잉 상황이 해소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엑손모빌은 2025년 여름 광둥성(Guangdong) 후이저우(Huizhou)에서 에틸렌 생산능력 160만톤의 스팀 크래커를 가동했으며 단일 라인으로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LDPE(Low-Density Polyethylene) 플랜트 등 유도제품 설비도 가동을 시작했다. No.2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하반기에는 아람코 자회사 사빅(SABIC)과 푸젠성(Fujian) 정부기업인 Fujian Energy가 51대49 출자한 SABIC Fujian Petrochemicals이 장저우(Zhangzhou) 굴레이(Gulei)에서 에틸렌 150만톤 크래커를 가동할 예정이다.
또 장저우에서는 사이노펙과 아람코 합작기업 Fujian Sinopec Aramco Refining & Petrochemical이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에틸렌 180만톤을 가동하는 석유정제‧석유화학 일체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6년부터 실시할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사람형 로봇, 바이오 제조업, 양자기술, 첨단 반도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화학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앞으로 5년 사이 그린수소, 바이오매스 베이스 메탄올, 암모니아(Ammonia) 최대 생산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화학산업의 호재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국내 화학기업들은 중국시장 공략 전략을 유지하면서 고기능 소재 생산이나 기술지원과 같이 보다 고도화된 사업 형태로 접근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