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경유) 승용차의 대기오염 기준 변경문제를 놓고 자동차 메이커 및 부처-환경단체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산업자원부 등은 기술발전 등을 들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유럽, 미국도 배기가스 기준을 통상현안으로 들고 나오고 있는 반면, 환경단체와 대우자동차 등은 디젤이 대기오염의 주범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더욱이 2002년 7월부터 환경부가 개정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예정대로 발효되면 싼타페, 트라제XG, 뉴카렌스Ⅱ의 내수판매가 금지되는 등 자동차기업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공방이 더욱 복잡해지고 치열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5월17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한국자동차공학회 주최로 열린 경유승용차 배출가스 규제 관련 공개토론회에서는 관련단체·기관 등이 참석,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이대엽 교수(인하대)는 주제발표를 통해 디젤엔진은 가솔린엔진보다 효율이 높아 연비개선과 이산화탄소(CO2) 저감이 가능하고 따라서 생산량이 최근 유럽지역 승용차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젤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압분사 커먼레일 시스템 등 저공해 기술 적용, 배출가스 후처리장치 기술 개발, 연료품질 개선 등이 있으며 기술적인 측면 외에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정책,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출경쟁력 확보 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자동차공업협동조합 고문수 상무는 싼타페, 트라제XG, 카렌스Ⅱ 생산이 중단되면 250여 자동차부품 생산기업들은 3000억원의 투자손실과 월 15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도 국내기업이 디젤승용차를 유럽에 수출하면서 유럽산 디젤 승용차의 수입을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경정의시민연대 등 35개 시민·환경단체는 5월17일 [경유자동차 문제해결 공동 대책위원회]를 결성, 정부의 경유승용차 배출가스 기준 완화 움직임에 대해 "국민건강을 볼모로 하는 공해정책은 안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자동차업계 보호와 통상압력 등을 디젤승용차 배출가스 기준 완화 이유로 내세우고 있으나 결국 업계 로비에 굴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경유자동차는 반환경적 교통수단으로 오존생성과 기관지염, 폐렴, 유행성 폐수종 등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을 휘발유자동차보다 2배 이상 배출하고 폐암,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는 매연도 다량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 경유자동차가 많아 서울의 미세먼지 및 이산화질소 오염도가 선진국보다 각각 2-4배, 1.2-1.7배 높은 상황에서 일관성 없이 디젤승용차의 판매를 허용한다면 폐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토론회 논의 결과 등을 토대로 기준 조정 여부에 대한 입장을 최종 정리, 5월중으로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7월1일부터 개정 발효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8인승 이하 다목적 차량 가운데 프레임(안전을 위한 차체 아랫부분의 뼈대)이 없는 차는 승용차 배기가스 규제 적용을 받는다. 따라서 디젤을 연료로 쓰는 현대의 싼타페, 트라제XG와 기아의 뉴카렌스Ⅱ가 해당돼 일산화탄소(CO)나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등의 허용기준이 최고 50배 강화됨으로써 사실상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환경부가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2000년 7월 이전에 이미 차종의 개발에 들어간 만큼 시행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환경부는 2000년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개정, 종전까지 별도의 완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던 8인승 경유승합차와 프레임 없는 지프형 경유자동차를 7월부터 [승용-1]로 분류하고 배출가스 기준을 질소산화물은 47.5배, 미세먼지는 11배로 각각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행규칙이 강행되면 다목적 승합차(RV형)인 현대의 산타페와 트라제, 기아의 카렌스 등은 기준을 맞추지 못해 단종될 수밖에 없어 자동차 생산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고 RV차량을 수출하는 외국의 통상압력 등도 거부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환경부는 현재 대기환경법 시행규칙을 재개정해 3종의 [승용-1] 전환을 일정기간 유예하거나 디젤승용차 시장을 아예 개방하고 경유자동차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대폭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hemical Daily News 2002/0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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