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제유가가 WTI(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으로 배럴당 95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나프타 역시 톤당 850-860달러로 급등한 상태에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시적인 급등과 급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시아 에틸렌 가격은 톤당 1100-1200달러 사이에서, 프로필렌 역시 1000-1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임으로써 국제유가 및 나프타 가격의 고공행진과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원료 코스트 상승률에 비해 기초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합성수지 가격은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LDPE 가격이 EVA의 호조를 타고 톤당 1600달러를 돌파했고, LLDPE나 HDPE 역시 1500달러 안팎으로 상승해 에틸렌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에틸렌 가격과의 스프레드가 300-400달러 수준이니 몇 개월 전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PP는 PE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나 역시 1400달러 수준에서 움직여 그런대로 수익을 올리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프로필렌 가격이 톤당 1000-1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역시 스프레드가 300달러 수준에 달해 100-150달러 정도는 남기는 장사로 분석되고 있다. PVC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시아의 PE나 PP 가격이 에틸렌 및 프로필렌 상승률을 넘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PVC는 톤당 1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중반 1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일시적이었고 전반적으로 1000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형성하고 있는 900달러대 중반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해야 할 정도이니 PVC의 수익성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PVC를 생산하면 생산할수록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아우성이다. PVC의 수익성 악화는 100% 중국의 카바이드 공법 PVC 신증설에서 연유하고 있다. 중국은 동아시아 또는 글로벌 PVC 생산과는 전혀 다른 아세틸렌 카바이드를 원료로 사용하는 카바이드 공법이 주류이고 에틸렌 프로세스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아세틸렌 카바이드의 제조코스트가 에틸렌이나 염소 제조코스트에 비해 훨씬 낮아 가격경쟁력이 월등히 높다는 것으로, 중국이 근래 들어 카바이드 공법 PVC를 대량 신증설함으로써 세계시장을 공급과잉의 회오리 속으로 몰아가고 있음은 물론 낮은 코스트를 바탕으로 국제가격 약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에도 카바이드 공법 PVC 신증설이 줄을 이으면서 자급률이 100%를 넘어섬으로써 2006년부터는 PVC 순수입국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돼 동아시아 PVC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에틸렌 공법 PVC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가 에너지 공급부족 및 환경재앙에 대처해 최근 들어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는 아세틸렌 카바이드의 신증설을 억제토록 함으로써 일단 카바이드 PVC의 신증설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기요금을 올리고 환경오염을 억제하는 정책을 구사한다고 카바이드 공법 PVC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고 있다. 국내 PVC 생산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및 환경규제 강화로 당장 중국의 카바이드 PVC 생산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나 예상만큼 타격을 받을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화학제품 무역역조를 방치하면서 계속 카바이드 공법 PVC 생산을 억제할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범용제품 생산을 줄이고 특화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지 않나 생각된다. 석유화학 시장의 환경 변화를 정확히 감지하지 않고서는 살아날 길이 없다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화학저널 2007/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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