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산업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위기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거대 시장인 중국 수요 침체와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 등을 원인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일부 존재하고 있지만, 유럽·미국·일본 등 글로벌 화학 메이저들의 영업실적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화학산업 침체를 외부환경 탓만으로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겪고 있는 불황은 범용제품 생산에 편중된 구조적인 경쟁력 부족에 따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아시아 수요 신장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원료를 앞세운 중국·중동의 대두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화학기업들은 고기능·고부가가치제품 등 연구개발(R&D)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며 글로벌 메이저의 기술 도입에 급급해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정제마진 하락과 수요 감소로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적자생산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들은 독자적인 사업영역과 규모화, 보유역량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범용 그레이드 공급을 지속하며 위기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정유기업들이 수익성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석유화학 시장 진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기업들은 R&D투자가 미흡하고 설비투자에만 집중하고 있어 석유 개발 및 탐사 관련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시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1960년대부터 대규모 산업단지 건설로 범용 석유화학 시장에서 일본을 따돌리고 아시아 최강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이 막대한 자본투자와 방대한 수요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려 석유화학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면서 국내기업들은 생존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국이 석유화학 생산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규모의 경쟁에서 밀린 일본은 정밀화학 및 고부가가치제품에 주목해 R&D를 적극화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반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R&D투자에 인색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및 개편에 여전히 소홀하면서 위기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자경영을 지속하는 석유화학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어 객관적인 사업판단을 통한 전면적인 구조조정 등 생존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14년 수요 감소로 인한 시황 악화와 제조코스트 상승, 원료 및 환율 강세, 엔저현상 지속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나프타(Naphtha) 가격까지 동반 급락하면서 범용제품 위주인 국내기업들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경쟁력이 약한 사업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적극화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강슬기 기자 ksg@chemlocus.com>
LiB 확대에 석유화학은…
LG화학(대표 박진수)은 국내 최대 화학기업으로 매출액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수익 부진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전지사업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화학 부진이 계속된 탓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014년 상반기 매출액이 11조5415억원, 영업이익은 72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1조9103억원에서 2013년 1조7430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2014년 상반기에는 2013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석유화학의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시장회복 지연과 환율의 영향으로 하반기 영업실적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석유화학 부문은 2014년 상반기 매출액 8조8353억원, 영업이익 841억원을 기록했으며, 정보전자 부문은 2013년 영업이익이 3789억원에서 반기를 감안해도 전년대비 75% 가까이 급감해 영업실적 악화에 불을 붙였다.
반면, 전지 부문은 매출액 1조4041억원, 영업이익 423억원으로 눈에 띄게 개선됐다.
전지 부문은 파워뱅크(Power Bank)용 원형 배터리, 슬림 PC용 광폭 각형 배터리, 스마트폰용 폴리머 배터리 판매 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수급 안정화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지 부문은 2분기 연속 정보전자 매출액을 추월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되고 있다.
LG화학은 소형 전지 부문에서 삼성SDI와 비교해 낮은 점유율을 확보했으나 전기자동차용 중대형에서는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표,그래프: <LG화학 영업실적 및 R&D투자><SK에너지의 영업실적 및 R&D투자><SK이노베이션의 매출비중(2014)><한화케미칼의 영업실적 및 R&D투자><삼성종합화학의 영업실적><삼남석유화학의 영업실적><GS칼텍스의 영업실적 및 R&D투자><GS칼텍스의 매출비중(2014)><효성 영업실적 및 R&D투자><S-Oil의 영업실적 및 R&D투자><S-Oil의 매출비중(2014)><삼양사의 영업실적 및 R&D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