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과연 어느 선에서 안정을 되찾을 것인가?
아마 가장 멍청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장 절실하기 때문에 구하지 않을 수 없는 화학기업만의 아킬레스건일 것이다. 국제유가가 사업방향이나 경영목표를 설정하는데 있어 절대적이라는 것을 모르는 관계자는 없을 것이나, 그렇다고 100% 정확한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전문가도 없다.
CMRI는 2014년 국제유가가 폭락세로 전환될 당시 2015년에는 배럴당 30-40달러로 떨어지고 상황에 따라서는 30달러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으나 대부분의 화학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한 나머지 50-60달러를 기준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고 상당한 혼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배럴당 30-40달러를 기준으로 설정했다고 하더라도 1년 내내 변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혼선이 빚어지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의 흐름이나 정치적·지정학적 흐름을 정확히 읽고 판단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이 어느 방향을 지향하는지에 대한 판단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석유화학은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한다는 점에서 생산 차질은 물론이고 수익성을 좌우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가끔 나타나는 나프타 프리미엄 논쟁도 국제유가의 향방과 나프타 수급요인을 정확히 들여다보면 별 문제가 없으나 예측을 잘못한 끝에 주지 않아도 될 프리미엄을 준다던가, 아니면 약간의 프리미엄을 주고라도 구매했어야 하는 찬스를 놓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전체적으로는 나프타 가격이 약세를 나타낸 반면 에틸렌은 강세를 지속해 수익성이 양호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만약 프로필렌과 함께 에틸렌마저 약세를 나타냈다면 나프타를 잘못 구매한 책임이 상당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석유화학기업들은 나프타 구매가격이 수익성을 좌우하고 있다.
그렇다면, 2016년 국제유가는 어느 수준을 형성할 것인가? 2015년 가을 설정한 기준을 이미 폐기해야 한다는 것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리고 또 우문현답이라는 점을 잘 알면서도 다시한번 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이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두바이유는 이미 배럴당 30달러가 붕괴됐고 WTI나 브렌트유도 30달러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어 2월 초에는 모두 30달러가 붕괴될 수도 있으나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하나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고, IS 사태가 좀 잠잠해지더니 사우디-이란이 정면 대결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OPEC이 감산에 합의할 가능성은 점점 물 건너가고 있고 셰일가스·오일도 국제유가 폭락에 따라 시추리그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정작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큰 변동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국제유가는 상당기간 30달러 안팎을 맴돌 가능성이 높고 2-3년 동안은 30-6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지만 평균적으로는 40달러 수준을 형성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다. 100% 믿을만한 것은 아니지만…
국제유가는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화학기업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예측 자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흐름을 고찰하고 상황 변화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판단력과 시스템적 사고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