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태양광산업은 2010년 이후 태양광 밸류체인의 신규투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경쟁이 과열됐으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2016년 들어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2016년 50조원에 달했고 발전능력은 2016년 68GW에서 2019년 82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의 원료인 폴리실리콘(Polysilicon)은 2016년 초까지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2월부터 바닥을 찍고 반등한 이후 5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했다.
국내 폴리실리콘 생산기업인 OCI와 한화케미칼은 영업실적이 악화돼 적자생산이 불가피했으나 2016년 상반기에는 공급과잉이 다소 완화되면서 가동률을 회복해가고 있다.
모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글로벌 수요가 증가해 호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 사업 특성상 범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제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선진국들은 태양광산업이 급격히 발달함에 따라 지원금을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는 반면 인디아, 모로코 등 신흥국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수요 회복세 전환 “다행”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6년 상반기에 상승세를 지속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6년 2월 등락률이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5월까지 14주 연속 상승하면서 현물가격이 17달러를 넘어섰다. 2월10일에는 kg당 12.93달러에 불과했으나 5월18일에는 17.08달러로 2월에 비해 32.1% 상승했다.
한화케미칼과 OCI는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이 완화됨에 따라 2016년 2월부터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렸고 부진했던 영업실적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중국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확대해 공급과잉이 심화됐지만 2016년 들어 신증설이 마무리된 가운데 미국 REC, SunEdison 및 일본 M.Setek 등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과잉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들어 미국, 인디아, 중국 등 글로벌 태양광 모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OCI가 폴리실리콘 추가 증설을 철회함으로써 일시적으로나마 수급타이트 조짐을 나타냈다.
또 중국기업들이 2016년 6월 발전차액 지원제도(FIT)를 축소하기 이전에 태양광발전 확충을 서두르면서 폴리실리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태양광발전 산업은 유럽,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으며 앞으로 인디아, 아프리카 등 신흥국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선진국은 가정용 태양광 모듈 설치가 증가하는 가운데 모듈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설치 지원금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어서 지원금이 폐지되기까지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태양광 모듈 설치비용의 30%를 지원해주고 있으나 2017년까지 10%로 낮출 계획이며, 일본도 2015년 초 FIT 단가를 낮춘데 이어 2016년에는 하향 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폴리실리콘 가격은 글로벌 공급과잉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2016년 5월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돼 시장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5월18일 kg당 17.08달러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돼 6월29일에는 16.65달러를 형성했다.
중국·미국 반덤핑 싸움으로 “이득”
한화케미칼과 OCI는 중국과 미국의 반덤핑 싸움으로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
미국이 2012년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최고 250%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보복성 조치로 2014년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최대 57%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미국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REC가 1만6300톤 공장을 2016년 6월까지 가동중단해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해 한화케미칼과 OCI의 영업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REC가 중단한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글로벌 수요의 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메이저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감축하고 있어 공급량이 다소 줄어들었다”며 “중국은 폴리실리콘 수요가 많기 때문에 미국의 공급물량 감소가 국내기업에게는 이득”이라고 밝혔다.
일본, 수첨계 시장은 성장세 전환
한화케미칼과 OCI는 폴리실리콘 투자를 철회·연기했다.
태양광산업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확대를 결정한 이후 사업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 공정 개선을 통해 2016년 상반기 생산능력을 1만3000톤에서 1만5000톤으로 증설할 방침이었으나 2017년 상반기로 1년 연기했다.
OCI는 군산과 새만금산업단지에 폴리실리콘 제4 및 제5공장을 건설할 방침 아래 각각 1조6000억원과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폴리실리콘 시장을 낙관할 수 없다고 판단해 2016년 5월3일 투자를 철회했다.
한국거래소는 OCI가 공시를 번복함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4점을 부과하는 등 패널티를 적용했다.
시장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2016년 들어 회복세로 접어들었으나 현물기준이어서 영업실적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태양광 원자재와 모듈 시장은 상관관계가 있지만 별개로 해석해야 한다”며 “태양광발전 산업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폴리실리콘 사업은 투자 재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발전사업권 매각이 영업실적 “견인”
한화큐셀과 OCI는 태양광발전 사업을 매각해 자본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큐셀과 OCI솔라파워는 태양광 수주 이후 발전소를 완공하기 전에 사업권을 매각함으로써 당기성 수익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큐셀은 2015년 초 영국 태양광발전소 Fenland, Green End, Tower Hill 등 3곳을 약 1000억원에 매각해 260억원 가량의 매각차익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12월에는 일본 자회사 Daiichi Q Solar가 보유한 Miyazaki, Wakayama, Tottori 등 3곳의 52.6MW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94억원에 매각하면서 재무구조를 안정화했다.
OCI솔라파워도 2016년 1월 미국 텍사스 소재 알라모 7 발전소를 미국 에너지기업 Conedison에게 2147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알라모 7 발전소는 발전규모가 106MW로 2016년 9월 준공 예정이며 매각차익이 700억원에 달해 예상치 36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한화큐셀과 OCI솔라파워는 태양광발전 사업권을 매각함으로써 추가 투자금을 절약하는 한편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신사업 투자금을 조달하는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관계자는 “한화큐셀과 OCI는 태양광발전소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매각차익을 확보함으로써 2015년 영업실적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한화큐셀, R&D 중심으로 영업흑자 지속
한화큐셀은 2015년 2/4분기를 기점으로 영업흑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6년 1/4분기 매출액 6081억원, 영업이익 671억원, 당기순이익 325억원으로 호조를 나타냈다.
2015년 2/4분기에 영업이익 118억원으로 흑자전환한데 이어 3/4분기 478억원, 4/4분기 639억원으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한화큐셀은 일본 태양광 사업권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한 가운데 필리핀, 인디아 등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필리핀에서는 28.6MW의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태양광기업 Azure Power와 합작해 인디아에 50MW의 태양광발전소를 신설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총 3500억원을 투입해 충북 진천에 1.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5년 2월 한화솔라원과 합병해 코스트를 절감하는 한편 R&D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태양광 발전효율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수성하면서 대규모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 R&D 투자액은 4830만달러로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기업 가운데 영국 Yingli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금액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R&D를 통해 태양광 모듈의 출력을 극대화해 단위면적당 에너지효율을 높임으로써 코스트를 절감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발전효율을 높이지 못하는 모듈 생산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OCI, 신흥국 중심으로 투자 “확대”
OCI는 동남아, 북미,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OCI는 인디아 정부가 태양광산업에 대한 지원을 적극화해 인디아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6년 2월 인디아 법인을 설립했다.
인디아는 2016년 신규 태양광 발전능력이 9GW로 글로벌 태양광 발전능력의 15%에 달하는 대규모 증설을 추진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2016년 초 5GW에 불과한 태양광 발전능력을 2022년까지 100GW로 확대할 방침이다.
OCI는 멕시코 시장에도 진출해 주목되고 있다.
OCI솔라파워는 2016년 4월15일 멕시코 Chihuahua 소재 13.6MW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기념하는 모듈 설치식을 진행했다.
멕시코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투자재원 중 70%를 미국에서 확보해 투자 부담을 최소화했으며 생산한 전력은 민간기업 등의 수요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한화큐셀도 2014년 멕시코 태양광 시장에 진출해 2015년 초 3.1MW로 완공했고 2차는 2016년 1.2MW를 완공할 예정이다.
OCI솔라파워는 모로코 태양광 프로젝트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아프리카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태양광 투자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며 모로코 태양에너지청은 2020년까지 태양광 발전능력을 2GW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사업은 모듈 가격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국가의 제도적인 지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태양광 지원금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OCI는 자회사 넥솔론 매각에는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태양광 잉곳·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넥솔론은 중국산 저가제품이 확산돼 2011년부터 영업적자를 지속함에 따라 2014년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넥솔론은 2016년 4월29일 매각을 위한 입찰마감을 진행했으나 중국기업이 본입찰을 포기함에 따라 매각이 무산됐다.
넥솔론은 부채비율 1만1032%로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아 재무안정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
김기식
2016-08-01 05: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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