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연구개발(R&D)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3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2016년 상반기 R&D 비용으로 전년동기대비 94억원을 늘린 384억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상반기 매출액 4조5559억원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0.84%에 불과해 2015년 상반기 0.75%에 비해 0.09%p 늘어나는데 그쳤다.
롯데케미칼은 3사 가운데 R&D 비용이 가장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R&D 비용을 281억원으로 59억원 확대했으나 매출 중 R&D 비중은 0.37%에서 0.46%로 0.09%p 수준 상승했다.
국내기업들은 석유화학 전반에 걸친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비중이 1%를 넘지 않고 있으나 M&A에는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은 2015년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옛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을 인수하는데 총 1조309억원을 지출했다.
롯데케미칼도 삼성그룹 화학 3사(현 롯데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롯데PB화학)를 인수하면서 2조원대의 자금을 투입했다.
반면, LG화학은 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R&D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2016년 상반기 총 3261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3.23%로 전년동기대비 0.47%p 상승했다.
LG화학은 2014년 NanoH2O, 2015년 동부팜한농 등을 인수하며 수처리‧농화학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으나 동시에 전지 R&D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되는 신제품 개발 대신 신기술 보유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신속하게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M&A를 추진할 때에는 단기간에 큰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R&D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