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료는 VOCs(Volatile Organic Compounds) 배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수용성도료 대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도료 생산기업들은 지구온난화, 오존층파괴 등 환경문제로 VOCs 함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도료의 친환경화에 집중하고 있다.
도료에서 생성되는 VOCs는 산업 전체 배출량의 40-50%를 차지하고 있어 유성도료를 수성 및 수용성 도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도료는 희석제 종류에 따라 수성도료와 유성도료로 분류되며, 특히 유성도료와 수성도료의 중간적 성격인 수용성도료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유성도료는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 등 유기용제를 희석제로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도료로 유성에나멜 등이 있으며 VOCs 규제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
수성도료는 에멀젼(Emulsion) 도료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유기용제를 물로 대체함으로써 VOCs 함량이 적고 취급이 간편해 주로 건물 외벽 및 석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용성도료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해 유성도료를 수용화시킨 것으로 용제를 물로 대체한 수성도료와 구분되고 있으며 유성도료의 기능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VOCs 함량을 감축할 수 있어 채용이 활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유기용제를 사용한 유성도료의 품질을 따라잡지 못해 도장소재의 다양성, 생산성, 건조성 등 기능성을 만족시킬 수 있는 특수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VOCs, 2015년부터 허용수치 “강화”
도료는 2015년부터 강화된 VOCs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2015년 1월1일 대기환경보전법이 강화됨에 따라 국내 도료 생산기업들은 VOCs 배출규제 기준에 맞는 도료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VOCs 규제는 제조일자를 기준으로 적용돼 2014년 생산한 도료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2015년부터는 규제조항을 위반하지 않는 것만 생산·유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축용, 자동차용, 선박용 등 대부분 도료는 VOCs 기준이 강화됐으며, 특히 선박용은 2015년 신규 적용돼 저VOCs 도료의 R&D(연구개발)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용은 콘크리트·시멘트·몰탕용에서 수성무광제품의 함량 규제가 리터당 40g에서 35g으로 강화됐으며, 수성광택제품도 80g에서 70g으로 높아졌다.
유성내부제품은 리터당 400g에서 200g으로 변경돼 규제가 엄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소계를 제외한 유성외부제품은 500g에서 450g으로 변경됐다.
가정용 건축도료도 수성제품이 리터당 40g에서 35g이하로, 유성제품은 400g에서 300g 이하로 한층 강화됐다.
자동차 보수용은 상도도료의 규제가 대대적으로 강화돼 Single, Basecoat, Topcoat 모두 450g 이하의 VOCs 함량이 요구되고 있다.
선박용은 방오도료, 방청도료, 마감도료 등 대부분이 평균적으로 400-600g 이하의 VOCs 배출만을 허용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환경규제가 강화돼 2015년 생산된 도료는 VOCs 함량기준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며 “규제강화에 따라 수성·수용성 도료로 전환이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수성도료, 건축·가정용 중심으로 “확대”
수성도료는 건축·가정용으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수성도료는 제조방법에서 수용성도료와 차이가 있고 흡수성이 우수한 시멘트 마감부분에 사용되며 건물 내·외부, 지하실 등 다양한 공간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시너 냄새가 나지 않는 저취제품이 선호됨에 따라 건축·가정용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주택 내장재에 사용되는 도료로 수성도료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수성도료는 유성도료보다 묽은 성질이 있어 매끈한 도장은 어렵지만 취기가 없고 건조시간도 짧기 때문에 내부벽재 등 실내용으로 사용이 용이해 가구, 소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건축용 수성도료는 도료 생산기업 대부분이 자사 브랜드를 보유하는 등 수계화가 가장 먼저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셀프 인테리어가 증가하면서 도장기술자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도장하는 방식인 DIY(Do It Yourself) 도료가 부상함에 따라 B2C와 연계해 온라인으로 공급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는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소비자가 직접 도료를 도장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수성도료는 기능성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도료와 물을 적절한 비율로 희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신중함도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건축용은 인체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어 도료시장에서 가장 먼저 수성으로 전환됐다”며 “최근 B2C마케팅을 통해 인터넷으로 가정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해져 접근성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자동차용 수용성도료 대체 “활발”
자동차용 도료도 수용성도료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수용성도료는 유성도료에 비해 제조코스트가 높고 작업성이 떨어지지만 자동차 VOCs 규제에 따라 신차 도장용 및 자동차 보수용으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용 수용성도료는 안료 입자가 미세하기 때문에 1-3회의 도장으로 완전한 도장이 가능해 은폐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성도료에 비해 가격이 20% 정도 비싸지만 작업공정 및 도장시간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동차용 수용성도료는 도장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KCC,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KCC는 현대자동차에게 공급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에서 수용성도료 대체가 대부분 완료된 상황”이라며 “기아자동차도 수용성도료 채용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은 유성도료를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하도용으로는 수용성도료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상도용 도료도 70-80% 이상을 대체하고 있어 국내 도료 생산기업도 상도용 생산 확대가 요구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자동차용 도료는 수용성도료 채용이 활발하다”며 “앞으로도 VOCs 감축을 위해 상도용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용성도료는 온도, 습도, 공기흐름 등에 민감해 작업환경이 맞지 않으면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적절한 도장환경 조성 및 도장장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증발속도가 느린 물을 용제로 사용하기 때문에 작업조건을 잘 맞추지 않으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용성도료는 휘발성이 높은 유지용제를 사용한 유성도료와 비교해 건조시간이 8배 정도 더 소요된다.
이에 따라 수용성도료 도장설비인 스프레이부스에 더운 공기를 이용해 도막을 건조시간을 단축시켜 오프타임을 줄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에서도 수용성 베이스 코트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으며, 자동차 보수용으로도 수용성도료 채용이 확대되고 있으나 코스트 및 도장방법의 차이로 유성도료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선박용, 기능성 갖춘 제품 “요구”
선박용 도료도 VOCs 절감이 요구됨에 따라 수계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선박용 도료는 해양의 극심한 환경에 견뎌야하기 때문에 일반 도료에 비해 까다로운 물성이 요구되고 있다.
선박용 도료는 기후 영향을 많아 받아 광택이 저하되거나 도막 외관이 손상될 우려가 있어 내수성, 내식성, 건조성, 부착성 등 유성도료와 비슷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수용성도료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선박은 대형구조물이기 때문에 도료의 가열건조가 어려워 상온에서 자연건조가 가능하면서도 외관과 광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채택되고 있다.
기존에는 방식성이 우수한 에폭시(Epoxy)계나 알키드(Alkyd)계 수지 도료가 선박거주구, 엔진룸 등에 많이 사용됐으나 VOCs 절감에 따라 수성·수용성 도료로 대체되고 있다.
다만, 수용성도료는 친수성 관능기를 함유하고 있어 표면장력이 크고 건조가 어려워 내수성, 건조성, 부착성, 방식성 등 선박용이 요구하는 기능성이 유성도료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선박용 도료의 까다로운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수용성도료 개발에 대한 R&D가 활발하지만 기능성을 완전히 갖춘 도료를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IPK, KCC, PPGSSC, 조광페인트, 츄고쿠삼화가 주로 생산하고 있으나 최근 선박 시장 침체에 따라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수용성도료 등 친환경·고기능성 도료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선박용은 SVR(고형분용적비) 80% 이상의 고고형분화 및 무용제화로 전환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용성 무기질 아연(Zn)계 도료가 사용되고 있으나 계절적 요인에 따른 온·습도 변화로 사용이 한정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CC·삼화, 수용성도료로 고부가 “창출”
국내기업들은 수용성도료를 중심으로 고부가·친환경도료에 집중하고 있다.
G마켓은 노루페인트와 협력해 2016년 1월 DIY 도료 도장법을 강연하는 등 건축용 DIY 수성도료 판매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CC는 2015년 11월 수성페인트 「숲으로홈앤(Home&)」를 출시해 친환경성을 강조하면서도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KCC는 현대자동차에 자동차용 수용성도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수용성도료인 「수믹스」를 출시하는 등 자동차용 도료의 수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개발한 외부 3coat 수용성 컨테이너 도장을 2coat 도장 사양으로 개발해 공정 간소화도 구현했다.
컨테이너 외부용 2coating, 내부용 1coating의 도장 사양을 구현했으며 물성 및 도장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CC는 수용성 컨테이너 도료 도장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용제형 컨테이너 도료의 친환경화를 선도하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건축·가정용 수용성도료에 집중하고 있다.
2011년 수성도료 「뉴월드」를 출시했으며 비닐(Vinyl)-아크릴(Acryl) 에멀젼을 사용해 취기를 저감하고 은폐력과 작업성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에는 가정용 수성도료 「아이생각」과 「더 클래시(The Classy)」가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의 아토피 알레르기 안전인증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무스타입 수성스테인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취득하는 등 DIY 도료가 부상함에 따라 가정용 수성도료 보급을 주도하고 있다.
무스타입 수성스테인은 무스 분사가 용이하고 에어로졸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수성스테인으로써 보관이 용이해 가정용 제품으로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개발되고 있는 수용성도료는 도장 횟수를 최소화했음에도 우수한 외관 구현이 가능하다”이라며 “B2C를 통한 DIY 확산에 따라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