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LG화학이 전기자동차(EV)에 투입되는 2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SDI와 LG화학은 그동안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지 않았으나 테슬라(Tesla)가 차기 보급형 EV 모델에 파나소닉(Panasonic)의 2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도입하고 다른 글로벌 자동차기업들도 원통형 배터리 전환을 검토함에 따라 양산화에 나서는 것으로 판단된다.
양사가 생산할 원통형 배터리는 규격 21700으로 테슬라가 보급형 EV 「모델3」에 탑재한 것과 동일한 사양이다.
테슬라는 7월 출시하는 모델3에 파나소닉의 21700 배터리 탑재를 결정했으며 가정용 ESS(Energy Storage System) 일부제품을 통해 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나소닉의 21700 배터리는 용량이 4500mA 전후인 반면 LG화학이 양산할 배터리는 4700-4900mA, 삼성SDI는 4500mA 후반이어서 더욱 대용량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 기존 수요처에게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 후 EV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설비도 기존의 원통형 배터리인 18650 라인을 개조해 설비투자비를 최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21700 배터리는 주류제품인 18650의 2세대격으로 부피가 47%, 용량은 30-40% 늘었으며 단셀 품질 등의 신뢰성이 크게 높아져 배터리 대용량화를 위한 설계·공정과 충·방전 제어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EV 탑재 개수도 18650 배터리는 1000개 수준인 반면 21700 배터리는 700개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EV 스타트업인 Lucid Motors와 Faraday Future 등이 앞으로 출시 예정인 EV에 21700 배터리 탑재를 확정함에 따라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럽의 유력 완성차 생산기업도 최근 EV 배터리 발주물량을 소형·중대형 배터리로 구분하지 않기로 기준을 정해 테슬라 의존도가 큰 파나소닉에 비해 공급선 확보에 유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후발기업들의 맹추격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 Murata Manufacturing과 중국 Risen Energy도 18650 원통형 배터리 기술을 확보하고 21700 배터리로 사업 확대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