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산업은 EU(유럽연합)-일본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유럽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EU는 2017년까지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고 각자 비준 절차를 거쳐 2019년에 발효시킬 방침이다.
일본은 유기화학, 무기화학 등 대부분 화학제품을 중국, 한국, 타이완, 미국에 등에 약 90% 이상 수출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과 유럽시장에서 경쟁이 미미하지만 EPA 타결로 일본산 자동차가 유럽에 저렴하게 수출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자동차용 화학 소재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와 일본은 EU 시장에 수입되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10%를 7년 안에 단계적으로 철폐하며 자동차부품에 대한 3-4% 관세도 협정과 동시에 무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국내 자동차용 소재․부품 생산기업들은 현대․기아자동차에게 공급하고 있어 유럽 수출이 감소하면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유럽 자동차 생산기업에게 화학소재를 공급하려는 국내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생산기업들은 대부분 유럽 브랜드제품을 채용하는 경향이 있어 관련기업 M&A(인수합병)를 통해 소재 투입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EU-일본 EPA가 발효되면 일본산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LG하우시스는 2017년 2월 슬로바키아 자동차 경량화 소재 생산기업인 c2i를 인수했으며, 한화첨단소재는 2015년 독일 Heycoustics를 인수한 바 있다.
또 일본은 화장품 원료, 원료의약품, 농약, 헬스케어 소재 등을 유럽에 수출하고 있어 한국산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일본은 유기화학제품을 벨기에 5만5188톤, 네덜란드 4만9104톤, 독일 2만3143톤, 스페인 1만9567톤, 스위스 1만7085톤, 영국 1만7038톤, 이태리 1만2990톤 등 유럽에 약 20만톤 가까이 수출하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원료, 농약, 원료의약품 등이 약 15만톤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요 수출제품은 폴리페놀(Polyphenol), OSCS(Organic Sulfur Compounds) 등 화장품 및 헬스케어 소재가 50% 수준에 달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원료 시장은 화장품 시장과 함께 동반 성장하고 있고 유명 유럽 브랜드에게 투입을 확대하기 위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일본산의 코스트 경쟁력이 강화됨에 따라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