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연초부터 들썩거리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수급과는 동떨어지게 급등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안정성을 심하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국제유가가 70달러 수준으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고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도 60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수요가 크게 증가할 요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급등과 폭등을 반복한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수급을 조작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에틸렌은 연초 1300달러대 후반으로 반짝 급등한 후 공급과잉을 이겨내지 못하고 1200달러대 후반으로 주저앉았으나, 프로필렌은 1000달러를 넘어선 것도 모자라 1100달러를 바라보고 있고, 부타디엔은 천연고무 약세에 합성고무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1100달러에서 1400달러로 폭등을 거듭했다.
벤젠은 1000달러를 상회하는 초강세에서 출발한 나머지 900달러대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으나 예년에 비하면 강세가 분명하고, SM은 예년과 비슷하게 정기보수 집중을 빌미로 1300달러에서 출발해 1400달러를 넘어섰다. MEG 또한 폴리에스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1000달러 초반에서 출발해 1100달러대 중반에서 등락함으로써 상상을 초월하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P-X도 900달러를 상회하는 강세에서 출발하더니 1000달러를 넘어설 기세이다.
PE 역시 LDPE, LLDPE, HDPE 모두 1100달러 초반 또는 후반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상승해 1200달러대 행진을 거듭하고 있고, PP는 1100달러대도 모자라 1200달러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PS는 2017년 가을부터 초강세 행진을 거듭한 후유증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나 여전히 1500달러를 상회하고 있고 ABS도 200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는 초유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원료가격이 상승하고 수급이 타이트해 초강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 시비할 필요가 없겠으나 PP를 제외하고는 원료가격 상승이나 수급과는 거리가 먼 강세행진이라는 측면에서 동아시아 현물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무역상과 일부 석유화학 메이저들이 수급을 조작해 나타난 현상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춘절연휴가 2월 중순 시작해 2월 말까지는 석유화학제품 구매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1월 말까지도 강세현상을 지속한 것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일시적인 공급 차질을 제외하고는 플랜트 트러블이나 가동률 감축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2017년에도 억지 수급타이트에 놀아난 것이 한번 두번이 아니며 시도 때도 없이 공급이 부족하다거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등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유로 급등 또는 폭등 현상이 나타났고 수요기업들은 구매물량이 소량이거나 시장에 영향을 미칠 파워가 없다는 이유로 조작된 높은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낮춘 화학공장이 늘어남으로써 현지 정보에 어두운 화학제품 수요기업들은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높은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정밀화학 및 플래스틱 가공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어야 할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을 정도이다.
2018년은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정책에 멍들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강세에 시장 침체, 석유화학기업들의 고가전략에 휘둘리는 사면초가의 위기가 분명하다.
<화학저널 2018년 2월 12·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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