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기업들이 전직 고위관료를 앞다투어 사외이사로 모시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3월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제 2차관을 사회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정관 전 차관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국세청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동력자원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수입과장, 전기위원회 총괄정책과장, 자원정책과 등을 거친 에너지·자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S-Oil은 3월23일 주총을 열고 홍석우 전 지경부 장관,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 등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홍석우 전 장관은 2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시절 무역정책과장, 무역투자정책본부장, 충소기업청장 등을 거쳤고 2011년 코트라(KOTRA) 사장으로 재임하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지경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LG화학은 3월16일 주총에서 김문수 전 국세청 차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김문수 전 차장은 행시 25회 출신으로 중부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국세청 소득지원국장 등을 지냈고 최근까지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외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다만, LG화학이 법인세 탈루 문제로 인해 국세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김문수 전 차장을 영입한 배경을 두고 정부와의 관계 개선 및 향후 외풍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3월19일 주총을 통해 조석 전 지경부 제2차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김철수 전 관세청 차장, 김윤하 전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 국장, 박용석 전 대검찰청 차장을 재선임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된 상황에서 그룹의 캐시카우를 자청하는 계열사를 강화하기 위해 전직 고위관료를 대거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허수영 화학BU장이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심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직 고위관료를 사외이사로 선임함으로써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에 관료 출신을 앉히는 이유는 고위관료 출신일수록 대관업무, 현안해결 등에 많은 입김을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