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과 AK켐텍이 PHMG(Polyhexa-methylene Guanidine) 함유 사실을 놓고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환경부는 2018년 3월12일 위해우려제품 1073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조사에서 45사의 72개 생활용품이 안전·표시기준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피죤은 스프레이 피죤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위험성이 알려진 PHMG가 검출돼 논란이 일자 3월13일 원료 공급기업인 AK켐텍의 양쪽성이온 계면활성제 「ASCO MBA」에서 검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AK켐텍은 3월14일 ASCO MBA를 포함한 모든 생산제품에 PHMG를 투입하지 않았으며 구매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2018년 1월30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에 따른 안전·표시기준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스프레이 피죤 미모사향에는 0.00699%, 로즈향에는 0.009%의 PHMG가 검출됐다고 피죤에 사전 통지했고 피죤은 2월5일 환경부가 지정한 FITI시험연구원에 성분분석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죤은 2월13일 환경부 관할부서인 금강유역환경청에 “PHMG는 스프레이 피죤 9개 원료 가운데 ASCO MBA에서 검출된 것이며 시험성적서는 추후 첨부하겠다”고 의견을 피력한 후 2월25일 성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K켐텍은 2월13일 피죤으로부터 “ASCO MBA에서 PHMG가 검출됐으니 소명해달라”는 통보를 받고 즉각 시험결과 확인을 요청했으나 2월14일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AK켐텍은 2월20일 자체적으로 FITI시험연구원에 ASCO MBA 성분분석을 요청했으며 3월 말쯤 결과를 받을 예정이다.
충남대 연구소와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KIST에도 분석을 맡겼고 PHMG 미검출 결과를 확인한 후 3월6일 미검출 결과를 피죤에 전달하며 FITI로부터 받은 시험성적서 내용 공개를 재요청했으나 피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죤은 AK켐텍의 실험 결과에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환경부가 지정한 검사방식이 아닌 자체검사방식을 통해 PHMG 성분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K켐텍은 정부가 인정한 PHMG 분석시험은 FITI뿐이지만 KIST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며 충남대 연구소도 FITI와 동일한 말디토프 질량분석기를 사용하고 있어 신뢰도 있다는 입장이다.
AK켐텍 관계자는 “피죤은 8일만에 분석결과를 알게 됐는데 AK켐텍은 한달이 다되도록 검사결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검사결과를 어떻게 빨리 받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FITI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분석하는데 3주 정도 걸리지만 분석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피죤이 의뢰했을 때는 다른 분석건이 없어 바로 진행했고 AK켐텍건은 이미 요청된 분석이 많아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2월28일 AK켐텍 청양공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FITI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AK켐텍은 피죤이 환경부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는 “민원인은 공개할 수 없으며 2월25일 민원이 들어와 3일 뒤 나갔다”고 설명한 가운데 2월25일은 피죤이 시험성적서를 제출한 날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양사는 PHMG 검출 책임을 두고 법적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실시한 위해우려제품 안전성 조사과정도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부는 2016년 생활화학제품 안정성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나 피죤제품의 PHMG 함유 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수조사는 화학기업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자체적으로 시험하거나 작성해 제출하고 있으며 피죤은 당시 사용제품을 기입하는 부분에 PHMG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2만개가 넘는 화학제품을 전수조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화평법이 실시된 2015년부터 차례대로 실험제품을 직접 구매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PHMG 검출제품 생산기업인 피죤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료 공급기업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피죤은 시험결과를 공개해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부서와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황보여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