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전영현)는 10년 동안 이어진 BMW 배터리 독점 공급체제가 무너지게 됐다.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기업 CATL이 2021년 출시 예정인 BMW의 차세대 전기자동차(EV) 「iNEXT」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계약규모는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로 파악되고 있다.
하랄트 크루거 BMW그룹 회장은 “iNEXT에는 CATL과 함께 개발한 5세대 배터리를 탑재한다”며 “배터리는 곧 건설되는 CATL 유럽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BMW는 삼성SDI의 주요 수요처이며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모델을 제외한 EV 전차종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하랄트 크루거 회장은 “BMW는 삼성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2025년까지 EV 25종을 출시하는 만큼 복수의 배터리셀 공급기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CATL은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해 글로벌 자동차기업들과 잇따라 공급계약을 맺으며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의 실질적인 경쟁자로 떠올랐다.
3월 폭스바겐(Volkswagen)이 차세대 EV 배터리 공급기업으로 선정하며 중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기업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게 됐으며, 다임러(Daimler) 역시 4세대 EV용 배터리 공급을 기존 주력 거래처인 SK이노베이션이 아닌 CATL에 맡겼다.
CATL은 앞으로도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독일 Erfurt에 건설하고 있는 공장은 자동차 본고장인 유럽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가 될 예정이어서 마찬가지로 유럽에 공장을 구축하고 있는 LG화학, 삼성SDI 등과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CATL은 최근 일본에도 지사를 세우고 Renault-Nissan, 혼다(Honda) 등 일본 자동차기업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