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MWh급 레독스흐름배터리가 처음으로 상용화됐다.
에이치투(H2)는 전주 소재 미래페이퍼 공장에 260kWh 및 1.54MWh급 바나듐 레독스흐름배터리(VRFB) 기반의 ESS(Energy Storage System)를 완공하고 7월부터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독스흐름배터리는 출력을 담당하는 스택에 전해액이 흐르면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충·방전을 반복하는 배터리로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길 뿐만 아니라 휘발성 전해액을 사용하지 않아 폭발 위험성이 없는 등 안전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미래페이퍼에 설치된 ESS는 220kWh 용량 배터리 모듈 7개와 전력변환장치(PCS) 1개 모듈로 구성됐다.
PCS는 국내 ESS용 전문기업 플라스포가 공급했다.
에이치투는 레독스흐름배터리가 그동안 ESS에 주로 사용하던 LiB(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사이즈가 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전해액 탱크와 배터리가 모듈형으로 구성된 컨테이너를 2단으로 적재해서 설치 공간을 최소화했다.
에이치투는 대용량 레독스흐름배터리 ESS 상용 설치를 계기로 국내에 바나듐 레독스흐름배터리 ESS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도 레독스흐름배터리를 포함한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상용화에 대비해 LiB 기반 ESS에만 부여했던 REC 가중치를 다른 배터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중치를 받게 되면 태양광이나 풍력 연계 ESS를 설치할 때 레독스흐름배터리를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한신 에이치투 대표는 “국내 첫 MWh급 레독스흐름배터리 ESS 프로젝트가 시장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LiB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중치가 부여된다면 시장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페이퍼는 화장지 펄프 등을 생산하는 제지기업이며, 월평균 전력요금이 7200만원에 달해 매출액의 10%를 차지할 만큼 전력 소비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투는 한전 ESS 전용 요금제를 적용하면 초기 3년 총 6억원, 사업기간 20년에 걸쳐 약 16억2000만원 가량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변재영 미래페이퍼 대표는 “전기요금 절약을 위해 ESS 설치를 검토했지만 화재사고가 나면 치명적인 제지공장 특성상 화재 가능성이 있는 LiB 기반 ESS는 설치할 수가 없었다”면서 “바나듐 레독스흐름배터리 기반 ESS의 높은 경제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