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플래스틱 포장소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이 플래스틱 폐기물 수입을 중단했고 미세 플래스틱에 따른 해양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3R(Reduce·Reuse·Recycle)에 따른 기술적 순환, 식물 베이스 및 생분해성 소재를 이용한 생물적 순환을 중심으로 순환경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리사이클은 회수방법 확립부터 다층필름 리사이클 기술에 이르기까지 개별 단계에서 논의를 시작했을 뿐이며 바이오 플래스틱도 결정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유럽, 리사이클 시스템 구축에 주력
유럽에서는 독일이 환경 선진국으로 자리 잡고 있으나 실제로는 환경대응이 불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회수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으나 플래스틱제품과 금속제품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폐기할 수 있으며,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플래스틱 조각 등은 리사이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일반소비자가 배출하는 플래스틱 폐기물은 리사이클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유럽 각국은 중국이 폐플래스틱 수입을 중단함에 따라 유럽 및 아시아 국가로 폐플래스틱 수출을 전환했으나 수입규제 및 매립지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유럽의 쓰레기 처리방식은 리사이클과 매립이 각각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각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열적 재활용(Thermal Recycle)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소각처리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리사이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리지드(Rigid) 용기, 연포장재를 리사이클하기 위한 컨소시엄 구성이 잇따르고 있다.
연포장 분야에서는 2017년 CEFLEX가 탄생했으며 유럽, 미국, 일본의 소재 생산 및 무역, 소비재 생산기업 100사 이상이 가입하고 있다.
CEFLEX는 일본의 리사이클 기술을 주목하면서 회수 시스템, 소비자에 대한 계몽활동, 물리적 재활용(Material Recycle)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다층필름에서 폴리올레핀(Polyolefin)을 용출한 후 배리어 소재인 PA(Polyamide) 6를 생산하는 독일 APK의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환경단체의 목소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전략으로 소재 생산기업이 리사이클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생분해성 플래스틱의 방향성 논의 활발
유럽에서는 생물적 순환도 주목하고 있다.
2018년 12월 독일 베를린(Berlin)에서 개최된 제13회 유럽 바이오 플래스틱회의에 따르면, 바이오 플래스틱은 식물 베이스 폴리올레핀, 생분해성 소재인 PLA(Polylactic Acid)를 중심으로 글로벌 생산능력이 앞으로 5년간 약 25%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순환경제 관점에서는 식물 베이스 소재와 생분해성 소재 모두 결정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명확한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바이오 플래스틱 인증, LCA(Life Cycle Assessment) 방법에 대한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과학적 근거를 명확히 찾기 위해 바다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생분해성 소재가 해양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생분해성 소재는 비료공장, 농지 등에서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순환할 수 있는 소재로, 포장재용이 전체의 60-70%를 차지하는 바이오 플래스틱을 본격 보급하기 위해서는 비료공장 확충, 높은 비용을 보완하는 법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UNEP, 플래스틱 제조·수입규제 강화 요구
세계적으로 플래스틱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규제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192개국을 대상으로 플래스틱제품에 대한 규제상황을 조사한 결과, 비닐봉투에 대해서는 전체의 66%에 달하는 127개국이 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사용 및 제조, 수입에 대해서는 27개국, 미세 플래스틱에 대해서는 8개국만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닐봉투에 대한 규제는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됐으며 최근 들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규제 방식은 다양하며 소비자에 대한 무상제공 제한이 83개국으로 가장 많고 비닐봉투 두께 및 성분에 관한 규제를 포함한 제조·수입 제한이 61개국으로 뒤를 잇고 있다.
비닐봉투를 제외한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사용 및 제조, 수입은 27개국이 규제하고 있다. 22개국은 일회용 접시, 컵, 빨대 등 일부제품에 한해, 16개국은 PS(Polystyrene) 등 일부 소재를 대상으로 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일회용 플래스틱제품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세 플래스틱에 대해서는 캐나다, 프랑스, 이태리, 한국, 뉴질랜드, 스웨덴, 영국, 미국이 규제하고 있으며 7개국은 생활필수품만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뉴질랜드는 자동차, 산업용 세정제 등도 포함하고 있다.
이밖에 벨기에, 브라질, 인디아, 아일랜드가 규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1월 미세 플래스틱의 의도적인 사용 제한 등을 포함한 플래스틱 폐기물 감축 전략을 채택했다.
UNEP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플래스틱제품 사용량 감축, 리사이클을 추진하기 위한 대책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제조단계에서 플래스틱 폐기물 배출량 감축, 리사이클 목표 설정, 플래스틱제품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세금 부과 국가는 매우 드물다”며 “해양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국가 차원의 더욱 협조적인 행동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2015년 세계에서 폐기된 플래스틱는 용기·포장재가 47%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비닐봉투, 빨대 등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세안제 등에 투입되는 미세 플래스틱에 따른 환경오염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UNEP는 2017년부터 해양쓰레기 대책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각국 정부에 플래스틱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인디아,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포장재 단일소재화
인디아도 일회용 플래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2020년까지 일회용 플래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으며 뭄바이(Mumbai)가 위치한 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는 2018년부터 플래스틱 비닐봉투 제조·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대부분의 식품 포장재를 대상으로 리사이클이 용이한 단일소재화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지에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다우케미칼(Dow Chemical),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대응제품 공급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뭄바이 지방정부는 2018년 6월 패스트푸드점, 쇼핑몰 등 소매점에 대해 비닐봉투, 빨대, 트레이, 테이크아웃용 식품포장재 사용을 금지했다.
플래스틱 가공기업, 생활용품 및 식품 생산기업의 요청에 따라 일부제품을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비닐봉투에 대해서는 사용 뿐만 아니라 생산 및 보유 자체를 금지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첸나이(Chennai)를 포함한 타밀나두(Tamil Nadu) 지방정부도 2019년 1월부터 규제를 도입했으며 수도 델리(Delhi), 공항의 식품 체인점에서는 비닐봉투, 빨대, 간이식기가 종이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완전한 실시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민의 부엌으로 일컬어지는 델리 중심부 시장에서는 채소·과일가게에서 비닐봉투가 아직 사용되고 있으며 PE(Polyethylene) 봉투는 금지되는 반면 동일한 합성수지가 사용된 부직포 봉투는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등 기준이 불명확해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인디아는 일일 약 2만6000톤에 달하는 폐플래스틱이 발생하고 있으나 약 40%는 회수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뭄바이에서는 플래스틱 봉투가 하수도나 배수구를 막아 홍수 피해를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정부는 식품 포장재에 대해서도 재생이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화학기업들이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폴리올레핀(Polyolefin)계 수성 분산제를 종이컵의 내수성을 향상시키는 코팅제로 제안할 계획이다.
종이컵은 일반적으로 안쪽에 PE를 코팅하나 종이와 분리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 미쓰이케미칼은 분산제의 우수한 분리성 등 리사이클성을 제안하며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
다우케미칼은 2018년 식품 및 세제 용기용으로 PE만 사용한 리사이클 가능 라미네이트 소재를 제안하기 시작했다.
하이난, 일회용품 제조·사용 전면배제
중국에서는 중앙 정부가 플래스틱 수입을 대폭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난(Hainan) 지방정부가 분해되지 않는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제거에 나서 주목된다.
2025년까지 단계적인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며, 2020년 말까지 비닐봉투, 식품용기 생산, 판매, 사용을 금지하고 2025년 말까지 농업필름, 택배 포장자재 등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지방에서 수송되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이난 지방정부는 다양한 제한조치를 강구하던 가운데 일회용 플래스틱제품을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2019년에는 우선 1차 금지 대상 리스트를 결정하고 지방조례, 표준체계, 감독·관리, 대체재 공급체제를 확립하며 2020년 말까지 분해 불가능한 일회용 비닐봉투 및 식품용기의 생산, 판매, 사용을 금지하고 2025년 말까지 리스트 게재제품 전체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상제품 인증체제를 정비하고 분해 불가능한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생산 프로젝트의 신증설 및 확장을 중단할 뿐만 아니라 판매 및 사용을 감독해 위법기업은 블랙리스트에 올려 처벌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기관, 학교, 국영기업 식당, 쇼핑몰 등 비교적 대응하기 쉬운 대형 시설을 중점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규제기준·법률 정비 없어 “실효성 의문”
하이난은 2008년 10월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생산 및 사용 등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했으나 분해 불가능한 일회용 플래스틱 사용량이 연평균 약 12만톤, 생산량이 6만5000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한조치 효과가 한정적일 것으로 판단해 금지 조치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부적합제품을 배제하는 한편으로 적합제품 생산기업을 지원하는 보조금 및 우대제도 등을 마련하고 PLA(Polylactic Acid), PBAT(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등 바이오 플래스틱 연구 및 생산을 권장함과 동시에 바이오 플래스틱 산업모델기지를 형성해 발전계획을 확립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해당대책의 실효성 및 목표를 의문시하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플래스틱에 따른 해양오염, 미세 플래스틱에 따른 환경오염이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함에 따라 생분해성 플래스틱이 유효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생분해성 플래스틱도 제대로 분해되지 않으면 미세 플래스틱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인 검증 없이 규제할 것이 아니라 플래스틱제품 회수, 리사이클 시스템 구축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