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7사, 영업전망 하향조정 … 2020년 초까지 전방산업 침체
일본 석유화학 메이저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기준 상반기에 해당하는 4-9월 영업이익이 증가한 화학기업은 8사 중 2사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모바일 기기를 비롯한 전자를 중심으로 전방산업이 침체기에 돌입하면서 석유화학 이익 폭 축소가 불가피했고 엔화 강세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하반기(2019년 10월-2020년 3월)에도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신에츠(Shin-Etsu Chemical)를 제외한 7사는 2019회계연도 영업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과거 10년 동안 포트폴리오 개선을 추진해온 결과 역풍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는 마련했으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곳은 신에츠와 우베코산(Ube Kosan) 2사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에츠는 모든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최고치를 달성했고, 특히 PVC(Polyvinyl Chloride) 및 화성제품 사업은 당초 영업이익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반도체용 실리콘(Silicone) 사업이 수익성 개선을 견인하면서 시황 악화에도 장기계약 베이스로 이익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우베코산은 CPL(Caprolactam) 및 나일론(Nylon)의 중국 수요가 감소하면서 고전한 반면, 부타디엔(Butadiene) 하락으로 마진이 확대된 합성고무, 생산량이 증가한 PI(Polyimide), 의약품, 공업약품 등이 CPL 및 나일론 사업의 수익 악화를 상쇄했다.
다만, 2020년 3월까지 영업실적을 크게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845억엔을 달성한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2019년 코어 영업이익 전망치를 2050억엔에서 1600억엔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엔화환율 영향과 추후 계상할 항목을 미리 반영한 결과가 크게 작용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755억엔에 머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반기는 농약 등 출하가 집중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하지만 2019년에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엔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50억엔 하향 조정했다.
또 하반기에 계상할 항목을 상반기에 이미 반영했기 때문에 100억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 Holdings은 코어 영업이익 전망치를 3000억엔에서 2500억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시장의 40%를 장악함으로써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MMA(Methyl Methacrylate) 가격이 계속 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MMA는 하반기에 톤당 1950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4-6월 평균 1879달러, 7-9월 1614달러로 하락했다.
미국 및 사우디 설비 트러블의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전체 설비 가동률이 60% 정도에 머물렀고, 사우디에서는 10월 초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한 후 11월 재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MMA 사업은 핵심 영업이익이 연간 450억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약 1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바티스(Novartis)와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약 Gilenya 로열티 수익이 중재절차에 돌입하고 파킨슨병 치료약 투입이 2022년으로 미루어지는 등 헬스케어 부문이 2019년과 2020년 모두 부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상반기 NCC(Naphtha Cracking Center) 트러블과 태풍 15호에 따른 이치하라(Ichihara) 공장의 일부 가동차질 영향으로 수익이 악화됐다.
하반기에는 가동 문제가 해결되고 모빌리티, 헬스케어, 푸드&패키징 등 3대 성장영역의 판매량을 확대함으로써 수익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석유화학 시황 악화가 이어지고 SKC와의 우레탄(Urethane) 합작기업 MCNS(Mitsui Chemicals & SKC Polyurethanes)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악재도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전망치를 840억엔으로 210억엔 하향 조정했다. 210억엔 가운데 70% 이상이 기반소재 사업의 영업이익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8.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에서 수익구조가 견고한 분야만 남겨두었고 고기능성 화학제품, 스페셜티 솔루션 집중 육성을 통해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폴리포레(Polypore), 사게(Sage) 등 인수합병(M&A)을 통한 영업이익 증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표, 그래프: <일본 화학 메이저 8사의 영업실적 및 전망>
<화학저널 2019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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