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생산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제도 폐지 번복 결정으로 혼란을 겪고 있다.
먀오위 중국 공업신식화부 부장은 1월11일 열린 중국전동자동차 포럼에서 “침체된 자동차 시장을 안정시키고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7월1일 NEV(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을 삭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 관련 전국 단체 중국화학기술협회 완강 주석도 “NEV 판매 부진으로 당국이 2020년 말까지 현행 보조금을 철폐하려는 일정을 엄격히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9년 7월 이후 자동차 보조금을 축소해왔다.
저급제품 생산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난립하고 유럽이 보조금 제도를 발표하며 경쟁력 향상을 위해 결정한 일이나 그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 NEV 시장이 둔화되는 계기가 됐다.
2019년 기준 NEV 판매량은 125만6000대로 전년대비 4% 가량 감소했고 최대 메이저인 비야디(BYD)와 베이징자동차(BAIC) 판매량도 각각 6개월, 5개월째 연속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11월 판매된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총량 역시 6.3GWh로 전년동월대비 33.1% 줄어들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EV 보조금 제도 폐지를 통해 현지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했으나 중국 정부가 결정을 번복함에 따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들을 보조금 목록에서 제외했던 지난 몇년과 달리 최근에는 한국기업도 보조금 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앞으로 유지될 보조금 제도 아래 국내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관계자는 “보조금 유지 대상이 중국기업만인지 합작기업도 포함하는 것인지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중국 정부 움직임와 상관없이 고품질 주요 EV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관계자는 “보조금 유지 리스트에 한국산 배터리도 포함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다만, 보조금을 유지해도 당초 지급하던 100%가 아니라 25-5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