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해 완치자의 항체를 사용하는 치료법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은 치료제나 백신이 나와야 진정될 수 있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들어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치료제·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고 5곳이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 관련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심으로 유럽‧일본 개발 경쟁
미국 일라이릴리(Eli Lilly)는 앞장서서 항체치료제 2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이르면 2020년 9월경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제약기업 리제네론(Regeneron) 역시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여름부터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제약기업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다케다약품(Takeda Pharmaceutical)은 혈장분획제제를 대상으로 7월부터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제약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으로부터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를 추출함으로써 치료제, 예방약 등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개발에 나선 것은 일라이릴리이며 캐나다 바이오 벤처 AbCellera, 중국 Junshi Biosciences 등과 각각 제휴해 2종의 항체치료제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을 6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면 9-11월에는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긴급사용허가(EUA)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번째 항체치료제도 개발하고 있으며, 츄가이제약(Chugai Pharmaceutical)이 보유하고 있는 항체개변 기술을 사용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권리 역시 보유하고 있다.
리제네론은 중증환자 뿐만 아니라 입원할 필요가 없는 경증환자나 중증도환자, 의료종사자와 가족 등 감염 위험성이 높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중화항체 2종을 조합한 항체요법을 활용해 치료와 예방 효과를 모두 확보할 수 있을지 검증하고 있으며 8월 말까지 예방용으로 월간 수십만 접종분, 치료용으로는 수만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양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미국 벤처기업인 Vir Biotechnology는 여러 제약 메이저들과 협업해 실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치료용과 예방용으로 2종을 준비해 영국 GSK와 공동개발을 거쳐 2020년 여름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며, 제조는 미국 바이오젠(Biogen), 한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중국 WuXi Biologics와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백신과 마찬가지로 대학과 협업해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Vanderbilt대학으로부터 중화항체 6종을 도입해 2종을 조합한 항체치료제를 개발하며 8월 초 임상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본 다케다약품은 미국 CSL Behring과 협업해 고도면역글로불린(항체) 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완치자의 혈장에서 항체를 추출해 제조한 제제로, 미국 국립위생연구소(NIH)의 협력으로 7월부터 일본, 미국,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셀트리온‧GC녹십자도 임상시험에 착수
셀트리온은 임상1상을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회복 환자의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를 골라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임상 동물시험에서 바이러스 양을 약 100분의 1로 줄이는데 성공했고 투여 1일째부터 콧물, 기침 등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4월 중화항체를 골라 동물실험을 진행해 바이러스와 염증이 감소하는 결과를 얻었고, 7월16일부터 인체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자가면역치료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의 코로나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을 시작했다.
GC녹십자는 혈장 치료제 GC5131A를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 회복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성분)에 들어 있는 다양한 면역 항체를 추출해 만든 의약품으로, 8월 임상을 시작해 2020년 말까지 치료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글로벌 혈액제제 생산기업으로 구성된 코로나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에도 합류해 치료제 공동 개발에 나선 상태이다.
종근당‧부광약품‧중외제약‧동화약품까지…
국내에서는 약물 재창출을 통해서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모두 임상 2상에 들어갔다.
종근당은 최근 혈액항응고제이면서 급성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벨탄의 임상 2상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사람 폐 세포를 대상으로 3000종의 물질을 실험해 나파벨탄의 약효성분이 렘데시비르에 비해 수백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부광약품은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를, 신풍제약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엔지켐생명과학도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EC-18 임상2상에 들어갔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구충제인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치료제 DWRX2003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는 CWP291을 코로나 치료용 조성물로 특허 출원했다. CWP291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진입하고 복제하는 것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DW2008)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화학연구원 CEVI(신종 바이러스) 융합연구단으로부터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치료제로 이전받은 후보물질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메르스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 질병이다.
화학연구원은 후보물질이 원숭이 신장세포 실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50% 사멸하는 능력이 렘데시비르보다 50배 정도 높다고 주장했다.
일양약품은 6월 러시아 정부로부터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백신, 제넥신 필두로 SK‧한미 개발 적극화
백신 개발은 제넥신이 앞서나가고 있다.
제넥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DNA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백신처럼 바이러스 자체나 일부분을 사용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RNA와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19일 사람에게 처음으로 DNA 백신을 투여했다.
미국교포로 한국인 과학자 조셉 김이 세운 미국 이노비오(Inovio)도 7월 초 식약처로부터 DNA 백신에 대한 국내 임상1상과 2상을 허가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끼워넣은 형태로 이르면 9월 임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게이츠재단으로부터 연구비 360만달러(약 44억원)를 지원받았다.
한미사이언스도 바이오벤처인 바이오앱과 함께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주사제를 먹는 약(경구용)으로 바꾸는 독자기술을 이용해 경구용 코로나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한국콜마의 자회사인 HK이노엔도 CEVI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아 공동연구에 들어갔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