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황각규(65)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석유화학 사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롯데지주는 8월13일 이사회를 열고 황각규 부회장 퇴진 등을 결정했다. 황각규 부회장 후임으로는 이동우(60) 롯데하이마트 대표를 선입했다. 이동우 대표는 롯데백화점을 거쳐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끌고 있다.
롯데지주는 인사를 계기로 조직을 대폭 개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가 가지고 있는 전략기능을 크게 줄이고, 지주 인력을 계열사 현장으로 보내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롯데지주 황각규 부회장은 오랜 기간 그룹의 인수합병 등을 주도하며 신동빈 회장을 보좌해왔다.
일본 노무라증권과 일본 롯데상사에서 일했던 신동빈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했고 당시 호남석유화학 부장이던 황각규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황각규 부회장은 마산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1995년 그룹 기획조정실 산하 국제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인수합병 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렌탈 인수, 삼성그룹의 화학부문 인수 등이 황각규 부회장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최근 주력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서 고전하면서 신동빈 회장 주도로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재택근무 확대 등 근무환경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황각규 부회장의 퇴임으로 수익구조가 부실한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구조재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수요 침체와 3월 발생한 대산 크래커 폭빨사고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 악재가 겹치면서 부진한 영업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1분기에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86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한 후 2분기에 32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이익이 90% 가까이 격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