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판결이 2021년 2월로 연기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투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판결을 2021년 2월10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2020년 10월5일로 예정됐던 판결일을 10월26일, 12월10일로 연기한데 이어 3번째 연기한 것으로, 배경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심각하고 ITC의 고심이 맞물려 미루어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사업을 사실상 차단하는 패소 판결을 확정하는데 대해 미국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ITC가 판결을 연기할 수는 있으나 3차례에 걸쳐 약 4개월을 미룬 것은 이례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LG-SK는 소송 리스크가 더욱 장기화되면서 현재 고착 상태인 합의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TC가 앞서 2월에 SK이노베이션 패소로 예비결정을 내렸고 그동안 예비결정을 번복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승소가 여전히 가장 유력하지만 소송 장기화는 SK이노베이션 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에게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ITC 판결이 2020년에만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50건 이상 연기됐기 때문에 같은 이유로 본다”며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소송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차 연기로 불가피하게 소송이 해를 다시 넘겨 장기화된 것은 유감이지만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Reuters)는 ITC가 SK에 불리한 결정을 내리면 배터리와 필요한 부품 수입이 금지돼 현재 신형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폭스바겐(Volkswagen)과 포드(Ford)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