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배터리 영업비밀 소송이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
LG화학은 12월1일 배터리 사업부문을 LG에너지솔루션으로 분사해 출범하며 SK이노베이션과 ITC에서 진행해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도 LG에너지솔루션이 승계한다.
ITC는 양사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대한 최종판결을 12월10일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10월에 판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미국 대통령 선거 등의 요인으로 2차례 미루어진 것이며, 연기된 동안 양사가 합의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LG화학 분사 문제로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LG화학이 배터리 분사 이슈를 마무리함에 따라 협상 재개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ITC가 최종판결에서 원안대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를 확정하면 사실상 미국 사업이 불가능해지고 현재 조지아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도 가동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이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포드(Ford)의 전기트럭 F시리즈, 폭스바겐(Volkswagen)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의 대부분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예정돼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보다 유리한 입장이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ITC가 중립적 성격의 기관이나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정치적 입김이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의 최고 관심지로 떠오른 조지아의 분위기를 고려해 미국 일자리 창출 등 공익 여부를 추가로 따져보겠다는 중재안을 내거나 예비결정을 뒤집고 수정 지시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미국 대통령이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12월부터는 양사가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배상금을 둘러싼 시각차가 커 일단 ITC의 발표 전까지 합의가 쉽지 않고 시간이 촉박해 합의를 하더라도 ITC 최종판결 이후가 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12월10일로 예정된 ITC 최종판결이 또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최근 다른 ITC 소송 결과도 계속 미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벌이고 있는 보툴리눔 균주 영업비밀 침해소송의 최종판결도 11월20일에서 12월16일로 3번째 연기된 바 있다.
배터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크겠지만 ITC가 정권 교체기에 민감한 판결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며 “미국 배터리 공장 가동중단이라는 변수가 있는 만큼 2021년 신 행정부 출범 이후로 최종판결이 연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