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 무수프탈산 가동중단 … 가소제 증설로 수급타이트 유발
무수프탈산(Phthalic Anhydride)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무수프탈산은 PVC(Polyvinyl Chloride) 생산이 활성화되며 2020년 10-11월 CFR China 톤당 1000달러에 육박하는 등 폭등세를 나타냈으나 바로 폭락으로 전환돼 12월30일에는 810달러에 머물렀고 2021년 1월21일에는 CFR China 770달러로 40달러 하락했다. 인디아를 중심으로 PVC가 폭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구매 기피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LG화학이 무수프탈산 사업에서 철수함과 동시에 베트남 자회사 LG비나케미칼(LG Vina Chemical)의 가소제 생산능력을 확대함으로써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무수프탈산은 한국, 타이완, 일본이 아시아 수요를 충당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 3개국 가운데 수출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이 여수 5만톤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며 철수했으나 애경유화가 울산에서 21만톤을 가동하고 있고, 한화솔루션 울산 7만1000톤, OCI 포항 6만톤 등을 포함해 전체 생산능력이 34만1000톤에 달하고 있다.
수출은 2017년 16만8670톤에서 2018년 17만7915톤, 2019년 18만4392톤, 2020년 18만7016톤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인디아 수출이 4만7205톤으로 25% 정도를 차지한 가운데 베트남 2만6277톤, 중국 1만9311톤, 인도네시아 1만3578톤 등이 뒤를 이었고 타이, 싱가폴, 방글라데시, 말레이지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량이 13만290톤으로 70%를 차지했다.
LG화학은 2020년 하반기 여수 5만톤 플랜트를 가동중단함으로써 무수프탈산 사업에서 철수했고 생산능력 15만톤의 DOP(Dicotyl Phthalate), DINP(Diisononyl Phthalate) 등 가소제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이와 동시에 LG비나케미칼의 가소제 8만톤 공장을 4만톤 증설함으로써 수급타이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비나케미칼이 원래 LG화학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아왔던 만큼 앞으로 외부 구매량을 확대하면서 아시아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아의 자급화가 지연된 것도 아시아 수급타이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디아는 무수프탈산 생산기업이 3곳 있으나 일정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해왔다.
다만, 2020년에는 IG Petrochemicals이 17만톤 플랜트를 5만톤, TCL은 15만톤을 2만000톤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예정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가 아시아 가소제 유도제품 수출기지로 자리 잡으며 무수프탈산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증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당분간 한국산 등 수입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아시아 무수프탈산 시장은 2020년 프탈레이트(Phthalate)계 가소제 수요가 침체되면서 고전했고 연말 폭등했으나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무수프탈산 현물가격은 2020년 800달러대 중반으로 출발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4월 600달러가 무너졌고 중국이 경제활성화 조치를 본격화했음에도 불구하고 10월 초까지도 600달러를 벗어나지 못했다.
PVC가 1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폭등세를 나타냈으나 DOP와 무수프탈산 구매 확대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아시아는 PVC 폭등과는 상관없이 PVC 생산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해주고 있다.
10월 말부터 PVC 생산이 활성화되며 700달러를 넘어선 후 폭등세로 전환돼 11월 말에는 1000달러에 육박했으나 석유화학 폭등세 흐름을 탓을 뿐 곧바로 폭락세로 전환돼 800달러 초반에서 장을 마감했다.
2021년 들어서도 중국의 PVC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 한 무수프탈산이 약세를 면하기 어려워 춘절 연휴가 끝난 2월 중순에는 700달러가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한솔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