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핵심 석유설비가 예멘 후티 반군(안사룰라)의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3월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3월7일 사우디 라스타누라의 아람코(Saudi Aramco) 석유설비가 후티 반군의 무인기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 마시라 TV는 반군이 폭탄 탑재 드론 14대와 탄도미사일 8기로 사우디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을 받은 라스타누라 항구는 세계 최대의 해상 석유 생산 및 수출 기지로 하루 최대 원유 650만배럴을 선적할 수 있다. 세계 원유 수요의 약 7%에 해당한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걸프 해역에서 날아온 무인기로부터 공격을 받았으며 아람코 설비가 있는 다란 지역에도 탄도미사일 파편이 떨어졌으나 라스타누라와 다란 모두 인명 혹은 재산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사우디 최대 석유 운송기지에 대한 예멘 반군의 공습이 계속되면 세계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최근 예멘 북부의 정부군 거점인 북서부 마리브주 장악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사우디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월 미국이 후티 반군에 대한 테러조직 지정을 철회한 이후 사우디 공격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2월27일에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 인근에서 탄도미사일 1발과 무장 드론 6대가 요격됐고, 2월10일에는 사우디 남서부에 있는 아브하 공항이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활주로에 있던 민간 항공기에 불이 났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평가받는 예멘 내전은 2014년 말 촉발된 이후 6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2015년에는 사우디와 미국이 예멘의 이란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개입해 분쟁이 본격화했다. 현재까지 13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3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