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주주총회 표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3월9일 이사회 후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하며 가장 쟁점이었던 박철완 상무의 고배당 제안은 주주총회 상정을 거부하되 배당을 대폭 늘리고 이사회 구성 변화, 신사업 강화 등에 나선다고 밝혔다.
고배당 안건은 현재 법원의 가처분 심리가 진행되고 있어 주주총회 상정 여부는 법원의 결정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는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다수 채택했다.
배당은 박철완 상무의 제안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년대비 180% 수준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 신설 ▲계열사·특수관계인 거래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 위원회 신설 ▲이사 보수 결정 객관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 신설 등도 포함됐다.
아울러 2차전지, 바이오 등 신규사업 투자를 확대해 2025년까지 매출을 현재의 2배인 9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앞으로 5년 동안 예상 투자액은 3조-4조원이다.
박철완 상무는 최근 개인 홈페이지를 열고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과 지배구조 등을 비판하며 자신의 주주제안을 알리는 이슈 파이팅에 주력해왔다.
3월9일 이사회 직후에는 입장문을 통해 금호석유화학이 제시한 안건들이 자신의 주주제안과 거의 동일하다면서 새로운 개선의 노력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철완 상무는 “금호리조트 인수 등 부적절한 투자 의사 결정, 경영진 과거 배임 행위 등 경영권 남용에 따른 주주가치 리스크, 과다한 자사주 보유 등 기업가치 저해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은 3월26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어느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양측의 지분 격차가 크지 않아 최대한 우호 표심을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주주총회까지 표심잡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철완 상무의 지분율이 10.0%로 개인 최대주주이고 일부 우호세력을 확보한 반면 박찬구 회장 6.69%, 자녀인 박준경 전무 7.17%, 박주형 상무 0.98%를 합치면 박찬구 회장 측은 14.86%로 파악되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8.16%, 소액 주주가 50.0% 이상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