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남아, 5월까지 물류 정체 불가피 … 화학 메이저는 대체수송 대응
화학제품 수출이 동남아 지역의 컨테이너 부족 문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화학제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으나 컨테이너와 항만인력 부족 등으로 물류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최대 6개월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의 컨테이너 부족 문제는 국가별로 달랐던 경제활동 재개 시기와 항만‧물류인력 부족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동남아 국가들은 2020년 5-7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대대적인 도시봉쇄 조치에 나섬으로써 경제활동이 정체됐고 컨테이너 취급량이 급감했다.
하지만, 8월 이후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거래량이 급증함으로써 컨테이너 수급이 급격하게 타이트해졌고, 컨테이너 선사들이 대형선을 늘리고 취급량이 많은 중국-유럽, 중국-미국 항로를 중시하고 있는 것도 물류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선사들은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대형선박을 다량으로 건조한 후 중국 상하이(Shanghai)-독일 함부르크(Hamburg) 노선(싱가폴‧벨기에 포함)과 중국 상하이-미국 로스앤젤레스 항로에 집중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중국 경제가 호조를 나타내며 중국-미국 컨테이너 운임이 일반적인 수준의 2-3배에 달하고 있고 중국-유럽은 취급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형 항공기 수송과 동일하게 인도네시아, 타이, 스리랑카 기항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있으며 소규모 항구 기항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항만을 중심으로 하역 코스트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싱가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이 말레이지아 크랑항(Klang) 기항 직전에 일정을 취소하며 크랑항 하적이 모두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폴 주롱(Jurong)에서 대규모 화학물류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Katoen Natie Singapore은 그동안 아시아에서 기능성 수지 수송을 담당해왔으나 말레이지아, 인디아, 미얀마의 항만인력 부족이 심각해짐에 따라 컨테이너 부족 사태 해결에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액체화학제품을 취급하는 일본의 종합물류기업 톱(Top)은 2020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심각한 컨테이너 부족 사태로 고전했으며 현재도 상황이 심각해 항로에 따라서는 선주가 보유한 컨테이너 외에는 수주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당분간 상황이 개선될 요소가 없고 운임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인상안을 받아들여도 곧바로 하역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5월경에는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나 동남아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는 유럽‧미국 화학 메이저들은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싱가폴, 타이, 말레이시아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는 바스프(BASF)는 적재능력 부족에 따른 출하 지연을 줄이기 위해 대체 컨테이너와 항만 이용에 나서고 있으며, 수요기업 상황을 파악해 출하를 연기하거나 추가 하역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펼치고 있다.
싱가폴에서 세계 최대 석유정제 및 화학 컴플렉스를 가동하고 있는 엑손모빌(ExxonMobil)은 해운 물류기업, 수요기업과의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싱가폴에서 사료 첨가제 메치오닌(Methionine)을 생산하고 있는 독일 에보닉(Evonik)은 서플라이 체인 다양화로 컨테이너 부족 사태를 극복할 방침이다.
아시아 화학기업들은 앞으로도 물류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사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서플라이 체인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