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내 대기업의 부채가 1년 전보다 80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총 1500조원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연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부채가 2022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비유동부채보다 더 큰 폭으로 확대되며 부채의 질이 악화했다.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국내 500대 대기업 중 2020년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366사의 부채 및 유동부채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20년 대기업의 부채총액은 1524조5884억원으로 2019년 1446조297억원 보다 5.4%(78조5587억원) 증가했다.
자본은 3.3%(46조1692억원)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105.8%로 2019년 103.7%보다 높아졌다.
2019년 769조5757억원이던 차입금 총액이 2020년 810조8436억원으로 5.4%(41조2679억원)가 늘어나며 부채가 증가했다.
특히,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대기업의 2020년 유동부채는 779조7679억원으로 2019년 731조3310억원 보다 6.6%(48조4368억원) 증가했다. 상환기간이 1년 이상인 비유동부채가 1년 사이 4.2%(30조1219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유동부채의 증가폭이 커지면서 부채의 질이 나빠졌다.
유동부채비율도 2019년 52.4%에서 2020년 54.1%로 1.7%포인트 높아져 단기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기계·설비의 유동부채비율이 135.1%로 가장 높았고 운송과 상사도 100%를 넘었다.
유동부채는 삼성전자(75조644억원), 현대자동차(59조4595억원), 한국전력(25조8812억원), 기아(21조976억원), LG전자(20조2075억원), 포스코(16조8550억원) 순으로 컸고 쿠팡, 쌍용자동차, 쥴릭파마코리아는 자본잠식 상태이다.
화학기업 중 LG화학은 2020년 유동부채가 12조6242억원으로 유동부채비율이 67.2%에 달했다.
유동부채비율은 산업용 가스 생산기업인 덕양산업 730.6%, 효성첨단소재 413.2%, 에코플라스틱 411.6% 수준으로 나타났다.